3,000억원대 대출사기 사건과 관련해 KT ENS 협력업체 가운데 하나인 다스텍의 김모 대표가 대출구조를 짜고 금융회사로부터 대출을 받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 김모 대표는 한신저축은행 출신으로 금융경력을 바탕으로 복잡한 대출구조를 만든 뒤 은행과 저축은행을 감쪽같이 속인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 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11일 "저축은행 근무 경험이 있는 김모 다스텍 대표가 대출 때 중심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며 "관련 내용을 검찰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김모 대표는 지난 2002년을 전후로 한신저축은행서 팀장을 지냈고 2009~2010년께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0년 6월 다스텍 대표가 됐다.
업계에서는 KT ENS 협력사들과 이들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SPC가 대출을 받고 대출 원리금은 KT ENS가 갚는 복잡한 대출구조상 금융에 정통한 관계자가 공모했을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김모 대표는 이번 사건의 핵심 고리로 추정되는 한국스마트산업협회 부회장이기도 하다.
협회 회장인 서모씨는 중앙TNC 대표로 사기대출과 관련된 6개사와 지분관계로 얽혀 있다. 당국은 한신과 옛 서울저축은행도 ENS 관련 대출을 했다가 회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코스닥 상장사인 다스텍 주가가 KT 사기대출이 밝혀지기 전후에 급락한 사실을 두고 조사에 나섰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서울 역삼동과 인천 청천동 등에 있는 KT ENS 협력업체 6곳의 사무실에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 관련 문서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현재 잠적한 협력업체 사장 4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