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이후.. 사뭇 조용해진 북한

북한이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대남 도발과 관련한 수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전국민이 슬픔에 잠겨있는 상황에서 무력 시위 등으로 도발을 감행할 경우 맞게될 역풍을 우려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20일 “북한이 대남 도발을 할 때도 큰 그림을 갖고 하기 마련인데 현 시점에서의 도발은 누가보더라도 적절치 않아 보인다”며 “국민들이 비통함에 잠겨있는 가운데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경우 자칫 국제사회의 뭇매를 맞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 비난을 서슴지 않던 이전과 달리, 세월호 침몰 사건이 발생한 지난 16일 이후에는 도발 수위를 낮추는 모습이다. 북한은 최근 노동신문 등을 통해 한미연합 군사훈련인 ‘독수리 연습’과 공중훈련인 ‘맥스선더’에 대한 비난에 집중했을 뿐 추가적 위협 행태는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 또한 지난 18일 세월호 침몰 사건을 보도하며 “(남측 방송사가)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는 실종자 가족들이 품었을 슬픔과 분노가 얼마나 깊은지 ‘정부’ 당국은 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며 우리 정부를 에둘러 비난하는 데 그쳤다. 북한이 지난달 유엔에서 4차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하며 한반도 긴장 상황을 끌어올렸던 것을 감안하면 꽤나 자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는 25일 방한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에 따라 북한의 도발 수위도 달라질 전망이다. 미국은 최근 국무부 대변인 발표를 통해 “북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변한게 없다”며 비핵화와 관련한 북한의 명확한 사전조치 없이는 유화적 손길을 내밀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 또한 방한 기간동안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비난과 한국의 대북정책을 지지하는 입장을 재차 표명할 가능성이 높다. 오는 25일이 북한의 인민군 창설일인 것을 감안하면,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 수위에 따라 중거리 미사일 발사 등을 통한 대남 도발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 교수는 “북한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군사적 행동을 한다면 국제사회의 비판이 집중될 수밖에 없으며 심리전 측면에서도 완전한 마이너스”라며 “다만 북한이 인민군 창건일인 25일께에 세월호 침몰 사건과 관련한 남측 분위기와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열병식이나 대규모 화력 시범을 할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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