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이탈리아 토스카나 해안에서 바로 세우는 데 성공한 호화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 선장이 법정에서 선박 좌초 책임을 부하 직원에 돌려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해 1월 콩코르디아호가 좌초되자 승객들이 구조되기도 전에 혼자 빠져나왔던 선장 프란체스코 셰티노(53)는 23일(현지시간) 법정에서 인도네시아인 조타수 제이콥 루슬리 빈에게 배의 속도를 늦추고 방향을 바꾸라고 지시했지만 이를 따르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영국 BBC 등이 보도했다.
셰티노 선장은 선박 좌초에 따른 과실치사, 선박 유기, 환경재앙 유발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콩코르디아호 생존자들은 수억 달러의 보상을 요구하며 이 선박의 소유주인 코스타 크로시에르와 미국의 모회사인 카니발 코퍼레이션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콩코르디아호는 4,229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길이만 290m나 되는 대형 유람선으로, 지난해 1월 지글리오 섬 인근의 암초에 부딪혀 좌초했으며 야간 구조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32명이 목숨을 잃었다.
재판에서 셰티노 선장은 조타수가 명령에 주의를 기울여 조금 일찍 배의 방향을 바꿨으면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자신은 다른 선원의 잘못을 뒤집어쓴 희생양이라고 주장했다.
수사관들도 앞서 선장과 조타수 사이의 언어소통 문제로 사고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해양 전문가들은 조타수가 곧바로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것은 결정적 실수가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그가 지시를 따르는데 13초 늦었지만 (이와 상관없이) 어떤 경우든 사고가 날 수밖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사고 당시 유람선은 셰티노 선장이 승객들에게 섬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해준다는 이유로 이미 예정 항로에서 이탈해있었다.
하지만 셰티노 선장의 변호인단은 이번 사고의 모든 책임을 선장에게 묻는 것은 부당하다며 비상발전기, 방수문, 배수펌프 등 안전장치들이 사고 당시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 점검하자는 입장이다. 세티노 선장에게 유죄가 선고되면 20년 이상의 실형을 살아야 한다.
한편 조타수 제입콥 루슬리 빈은 양형 거래 요청을 한 5명의 콩코르디아호 선원 중 한 명으로 1년8개월의 실형 판결을 받았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