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의 주인공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료절감기를 주력으로 삼았던 세기정밀(대표 김영화·金永華). 세기는 지난해 불과 4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친 전형적인 중소기업이다.이회사가 위기를 맞은 것은 연료절감기 시장이 극도의 위축을 보이면서부터 97년 8억원에 달했던 매출액이 지난해 절반으로 뚝 떨어진 4억원에 그치면서였다.
내수시장이 더이상 회복될 기미가 없는 상황에서 이회사가 채택한 전략은 수출시장 개척. 그결과 지난달 중국 청도시경제무역위원회와 자체개발한 엔진출력증강지 1,000대와 연료절감기 30만대등 총 200만달러(24억원)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이달부터 선적에 돌입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 동남아등 8개국과 수출상담을 진행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회사의 비장의 무기는 다른 곳에 있다. 이달 중순 출시한 건강샤워기가 바로 그것. 金사장이 특허를 신청한 「사이클을 갖는 고주파자장 발생장치」원리를 채용한 이제품은 강력한 자석에서 나오는 자장의 힘을 이용해 물의 성질을 바꾸는 장치를 내장하고 있다. 즉 물이 샤워기내에 자석으로 이루어진 파이프를 통과하게 되면 물이 산속의 시냇물과 같은 수질을 갖게 되는 것이다.
샤워기를 통해 나온 물을 사용하면 합성세제를 쓰지 않아도 깨끗이 빨래를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빨래비누나 일반비누로 머리를 감아도 마치 샴푸·린스를 쓴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때문이다. 물속에 녹아있던 소독약이나 물비린내등을 거의 완전하게 제거시켜 주고 초산성질소나 물의 경도를 떨어뜨리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또 콩나물이나 꽃과 같이 식물을 재배하면 성장속도와 신선함을 오래 유지시기도 한다. 기존의 샤워꼭지에 연결해 쓸 수 있고 샤워기 위에 물잠금장치가 부착돼 있는 등 편리함도 장점이다.
세기가 예상하고 있는 이제품의 올판매량은 2만5,000개, 금액으로는 10억원정도.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 金사장의 설명이다. 시판을 시작한 지 이틀밖에 안됐지만 某대기업에서 발주협의가 들어왔고 사우디, 중국등에서도 수출상담이 줄을 잇고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개발단계부터 접촉을 시도, 지금은 거의 계약단계에까지 이르고 있다.
이회사의 올해 매출목표는 대략 40억원가량이다. 그러나 이는 앞으로 진행될 수출물량을 고려하지 않은 수치이기 때문에 더 늘어날 전망이다. 金사장은 『열료절감기는 내수보다는 수출에, 샤워기는 내수시장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며 『국내시장에서 검증을 거치면 동남아등 해외시장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0344)906-2824
송영규기자SK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