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5년간 인정하고 그 기간 은행 명칭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던 임금 문제와 관련해 외환은행의 임금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해 외환은행의 요구를 사실상 전부 수용했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는 쟁의조정 기간 마감일인 17일 새벽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노사합의를 도출했다.
양측은 하나금융 자회사 편입 이후 5년간 외환은행을 독립법인으로 유지하고 이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 협의를 할 수 있도록 의견을 모았다.
이 같은 결정에 따라 100m 이내에 있는 두 은행의 중복점포 48개는 5년간 그대로 유지되며 이후 경영성과가 떨어지는 점포는 폐쇄된다. 또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각각 1개씩 있는 두 은행의 현지법인들도 같은 운명을 맞는다.
특히 대등합병 원칙과 임원진 과반수를 외환은행 출신으로 한다는 점도 합의 사항에 포함됐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투뱅크 체제 유지와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국내 금융산업 발전을 꾀하고 향후 글로벌 금융기관 톱 50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합의에 대해 하나금융이 최대한 양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독립경영 및 은행 명칭 사용기간으로 3년이 예상됐지만 2년 더 연장된 것을 비롯해 노조의 주장이 거의 다 반영됐기 때문이다. 다만 구조조정의 범위나 독립경영 실천 여부 등에 대해 양측의 입장이 다를 수 있어 갈등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김 회장은 향후 회장직에서는 물러나지만 하나금융의 성장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