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대 소통경영] 정준양 회장의 '소통 경영론'

"귀를 열고 상대방 얘기 잘들어야"
'고객 혼' 호소하는게 진정한 상생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소통에 대한 정의는 확고하다. 커뮤니케이션이란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 또는 내가 뜻하는 대로 상대를 끌어들이겠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귀를 열어 상대의 얘기를 잘 듣고, 어떻게 상대방의 의견을 잘 받아들이느냐가 바로 소통이다. 그랬을 때 비로소 상대방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그렇게 됐을 때 ‘구동(求同)’이 된다”고 말한다. 같은 것을 서로 구했다는 뜻.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하냐는 바로 ‘구동존이(求同存異ㆍ같은 것을 구하되 다른 것을 놓아둠)’의 문제이고, 이것이 잘 되면 장차 ‘대동소이(大同小異)’가 된다는 것이 정 회장이 말하는 ‘소통’이다. 정 회장은 회사 내부와 외부에서의 적극적인 소통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 4월 13일에 열린 전사운영회의에서는 “모든 부문이 상호 간 차이를 넘어 횡적으로 협력하고,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면서 “기획ㆍ전략ㆍ실행을 담당하는 각각의 부문이 하나의 프로세스처럼 연결돼 서로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사내 모든 부문이 각자의 장벽을 넘어 상호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할 경우, 종전의 기능조직이 가졌던 한계를 벗어나 전체 최적화 관점에서 합리적 방안을 결정하고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정 회장은 소통의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외부에서 임원을 영입하는 등 새로운 진용을 갖췄다. 그는 지난 3월 “소통과 배려의 능력을 중요한 평가요소로 반영했음을 임직원이 잘 이해해 주길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조직 및 중요 간부의 평가에서 소통과 배려를 통해 신뢰의 문화를 얼마나 뿌리내렸는지를 중요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 회장은 소통과 배려의 리더십이 자칫 포퓰리즘(Populismㆍ대중영합주의)으로 흐를 수 있는 데 대해서는 경계하고 있다. 소통에도 균형과 중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의 말을 인용해 “이멜트 회장은 1년에 직원들에게 ‘시키는 대로 하라’는 말을 7~12번 하는데 12번 이상 하면 직원들과 의사소통이 되지 않고, 7번 이하로 하면 포퓰리즘으로 흘러 조직이 건강하게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리더가 자신의 뜻을 너무 많이 얘기하면 일방적인 소통이 되고, 반대로 너무 적게 얘기할 경우 조직력이 느슨해질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또한 임직원의 대고객 마인드와 관련해서도 그는 “포스코 3.0에 비춰 우리의 마케팅 활동을 세 단계로 나눠 볼 수 있는데, 마케팅 1.0이 고객의 ‘머리’에 호소하는 시대였다면 마케팅 2.0은 고객의 ‘가슴’에, 그리고 마케팅 3.0은 고객의 ‘혼’에 호소하는 것”이라면서 “고객의 혼에 호소하는 진정성 있는 마케팅으로 고객과의 상생을 실현하자”고 역설했다. 정 회장은 지난달 이화여대 이화ㆍ포스코관에서 서울경제 주최로 열린 특강에서도 미래 세대에게 소통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21세기 미래의 리더는 꿈ㆍ학습ㆍ통섭ㆍ창의ㆍ글로벌ㆍ소통의 역량을 갖춰야 한다”며 “특히 소통의 덕목을 잘 가꿔 미래를 이끄는 리더로 성장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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