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0월 8일] 금융위기 극복 위해 국제공조 절실

세계 금융시장이 마치 폭탄을 맞은 듯 패닉에 빠졌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6일(현지시간) 3.58% 급락한 9,955.50포인트로 4년 만에 1만선이 무너졌다. 영국ㆍ독일ㆍ프랑스 등 유럽증시도 기록적인 폭락세를 보였다. 러시아증시는 무려 19% 넘게 떨어졌다. 브라질 등 남미도 마찬가지다. 또 한차례의 ‘블랙 먼데이’가 재현된 것이다. 7일 일본증시도 장중 1만선이 무너지는 등 하락했다. 우리 증시는 정부의 부양책 검토 등으로 선방했으나 환율은 유례없는 폭등으로 1,300원선도 훌쩍 넘어섰다. 주가폭락은 미국 구제금융법의 실효성 의문, 금융위기의 유럽 확산 및 실물경제 위축 등으로 불안감이 팽배해진 데 따른 것이다. 미국ㆍ유럽ㆍ아시아증시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맞물려 서로 악영향을 미치며 구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게 지금 세계증시 양상이다. 미국과 일본은 유동성 공급 확대, 유럽 각국은 예금보장 한도 확대와 구제금융 지원, 중국은 주식 대차거래 및 신용거래 허용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런 시장상황과 반응은 각국의 개별적 조치만으로는 위기 해소에 한계가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런 만큼 미국ㆍ유럽ㆍ아시아 주요국들이 신용경색 타개 및 실물경제 침체에 대한 공동대책을 모색하는 광범위한 국제공조가 필요하다. 다행히 그런 움직임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미 재무 차관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전세계가 의무적으로 공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0일 열릴 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정례회동에서 위기해소 공조방안 논의를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도 역내국가 정상회담이 거론되고 있다. 한ㆍ중ㆍ일 3국 재무장관 회담 및 정상회담도 우리의 제안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금 세계 금융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신뢰 붕괴다. 주요국들이 금융ㆍ통화ㆍ재정정책 등에서의 공조방안을 내놓으면 시장의 불안감 해소와 신뢰 회복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국제공조의 필요성이 더욱 크다 하겠다. 외화유동성 부족과 환율불안이 심각한 상황인데 정부의 여러 조치에도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ㆍ중ㆍ일 3국 협력 제안이 결실을 볼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