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아파트는 따로 있네.' 부동산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신규분양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비(非)서울권' 아파트 단지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 아파트는 입지ㆍ분양가ㆍ브랜드와 같은 성공 분양의 삼박자를 고루 갖추지는 못했지만 각자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해 수요자의 관심을 끌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 6~7일 진행된 1순위 접수에서 최고경쟁률 111대1을 기록한 '광교e편한세상'은 입지적 강점이 다른 단점을 상쇄했다. 이 단지는 모든 주택형이 100㎡형(이하 전용)을 넘는 중대형으로 구성됐다. 중소형을 선호하는 최근 분양시장의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던 셈이다. 평균 분양가 역시 3.3㎡당 1,390만원으로 이전에 분양됐던 광교신도시 내 아파트보다 비쌌다. 이는 2008년 분양해 50%에도 못 미치는 계약률을 기록하고 있는 경기 용인시 '성복자이' '성복힐스테이트'와 여러모로 비슷한 조건이다. 하지만 광교e편한세상은 광교신도시에서 최고로 꼽히는 입지가 분양성공을 이끌어냈다. 대림산업의 한 관계자는 "단지가 광교의 중심상업지와 가까워 경기도권의 실수요자가 몰렸다"고 설명했다. 설계까지 뜯어고치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좋은 성적을 낸 단지도 있다. 쌍용건설이 이달 초 부산에서 공급한 '금정산 쌍용예가'는 대부분 85㎡ 초과 중대형으로 구성된 설계를 중소형 위주로 변경해 3순위에서 114㎡형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이 모두 마감됐다. 쌍용건설의 한 관계자는 "공사일정이 늦춰져 다소 손해를 본 측면은 있지만 현지 실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저렴한 분양가 역시 성공 분양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다. 7일 1순위 청약을 받은 한화건설의 남양주 별내지구 '꿈에그린 더스타' 84㎡형의 분양가는 3억2,420만~3억5,980만원으로 인근 보금자리주택지구인 구리 갈매지구의 같은 주택형 추정 분양가(3억3,000만~3억4,000만원선)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 아파트는 결국 1순위에서 최고 8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주택형이 마감됐다. 저렴한 분양가에 대한 기준이 아예 달라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에는 주변지역과 비교해 조금만 싸면 청약자가 몰렸지만 지금은 웬만한 가격차에는 수요자들이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7일 1순위 청약을 받은 '부천 소사역 푸르지오'의 경우 인근 새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저렴하다는 점을 내세웠지만 3.3㎡당 1,300만원이 넘는 분양가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