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셋플러스] 증권사 추천주, SK하이닉스

D램 가격 흐름 양호… 1분기 성과 죽 이어갈 듯
경쟁사 공급시기 늦춰 수혜… 삼성 등 신제품 출시 힘입어
올 영업익 4조2500억 전망

SK하이닉스 연구원들이 경기도 이천 M10 공장에서 반도체를 제조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PC·모바일 D램 매출 증가와 휴대전화 및 UHD TV 신제품 출시에 따른 신규 수요 확보로 2·4분기에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전망이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테크·통신 팀장

반도체를 담당하는 증권사 연구원들의 손놀림이 바빠졌다. SK하이닉스가 1·4분기에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자 새로 분석해 목표주가를 높이고 있다. D램 부문의 호조와 신제품 출시 효과로 2·4분기에도 1분기 수준의 성과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D램 부문의 예상 밖 선전이 고무적이다. 지난해 9월 4일 중국 장쑤성 우시 시에 있는 SK하이닉스 D램 반도체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D램 생산이 중단됐다. 그러나 복구가 완료됨에 따라 D램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20%까지 증가하며 1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데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D램의 수급여건은 예상과 달리 양호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가 SK하이닉스·삼성전자·마이크론으로 과점화되면서 D램의 공급량이 오히려 조절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세공정 적용으로 생산 리드타임이 길어져 자연적인 생산량 감소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들 3개사는 경쟁적인 설비투자를 통한 점유율 확대 대신 수익성 중심의 운영전략을 펼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우시 공장 정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추가적인 성장을 위해 D램보다는 상대적인 열세에 있는 낸드 플래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16라인의 생산설비를 소폭 증설하고 있지만, 이는 미세공정 적용에 따른 웨이퍼 투입량 감소를 만회하는 차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서버 등 고부가 제품 위주로 수익성을 우선으로 하는 운영방식에는 변함이 없다. 마이크론도 엘피다와 기술통합에 주력하고 있으며, 기존 공장의 생산 라인 조정 등 생산성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마이크론 등 주요 경쟁사의 공급증가 시기가 다소 늦춰질 것으로 예상돼 SK하이닉스의 D램 사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유악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주요 경쟁사들의 공급 증가로 2분기 이후 D램 부문의 수익성 악화를 예상해왔다"며 "그러나 공급증가 시기가 3분기 말로 지연될 것으로 보여 D램 업황이 3분기까지 예상보다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D램의 판매가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 협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장기 공급 계약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PC D램 부문에서 장기 공급 계약의 비중을 늘리면서 안정적인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제품 출시 효과도 기대된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에 삼성전자와 애플의 신제품 출시로 모바일 D램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중국 모바일 업체들이 대형 반도체사들을 피해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구매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가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유악 연구원도 "주요 수요처인 애플의 아이폰6 출시가 2분기에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낸드 부문도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가 올해 4조2,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전년보다 25.97%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23.51% 증가한 3조5,4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액은 12.27% 증가한 15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값 변동 줄어 2분기 영업익 1조 넘을듯




● 에널리스트가 본 이회사

SK하이닉스는 1·4분기에 시장 예상치(영업이익 9,800억원)를 웃도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매출액은 전 분기보다 11.1% 증가한 3조7,100억원, 영업이익은 34.7% 늘어난 1조600억원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업체들은 D램 과점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D램 업계는 마이크론(미국)의 엘피다(일본) 인수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3사가 95%를 점유하는 과점시장이 형성됐다. 과점화로 공급자 시장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고 공급자가 수급 및 가격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과점화되기 전에는 업체들 간 가격 경쟁이 치열했으며 월 단위로 계약이 이뤄졌던 탓에 가격 변동성이 컸다. 하지만 과점화 이후 경쟁이 완화되고 주문업체와의 계약도 분기별로 바뀌면서 가격 변동성이 크게 완화됐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수익성도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 1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는 전분기 대비 하락하지 않았다.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과점화의 효과로 본다. 미세화로 생산량은 전분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으므로 매출액은 증가하고 있다.

2분기에도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윈도우XP 업그레이드 중단으로 기업의 PC 수요는 예상보다 양호하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모바일 D램 재고 확충으로 모바일 D램 수요도 양호하다. 반면 공급자인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신규 투자 대신 공정 미세화에 주력해 공급량 증가가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다. D램 가격 흐름이 양호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8.9% 증가한 1조1,500억원으로 1분기에 이어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낸드 부문에서의 경쟁력 우려는 상존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D램에서 입증한 공정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인수·합병을 통해 응용복합제품(SSD, eMMC 등)에 필요한 비메모리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3D 낸드 등 신기술 양산도 올해 내 시작해 취약한 낸드 경쟁력도 제고될 수 있다고 본다.

하반기에도 애플 신제품, UHD TV 등 수요 개선으로 인해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과점효과가 지속되면서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34.2% 증가한 4조5,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주가는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7.7배, 주가순자산비율(PBR) 1.8배 수준에 있다.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5.7%에 이른다. 호황기 주가는 PBR 평균 2.2배였다. 현 시점에서도 주가의 상승 여력은 충분하며 여전히 재평가 구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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