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BS '전설적인 앵커' 월터 크롱카이트 별세


미국 CBS의 전설적인 앵커 월터 크롱카이트(사진)가 17일 타계했다. 향년 92세. CBS를 비롯한 외신들은 크롱카이트가 지난 17일(현시시각) 오랫동안 앓아온 뇌혈관 질환으로 숨을 거뒀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1962년부터 1981년까지 CBS 이브닝 뉴스의 간판 앵커를 맡은 크롱카이트는 ‘미국에서 가장 신뢰 받는 인물’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20여년 간 미국 TV 뉴스의 대표적인 앵커로 맹활약했다. 크롱카이트는 닉슨 대통령의 사임을 이끌어낸 워터게이트 사건, 존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암살 사건 등 굵직한 사건들을 전하며 정치사회적으로도 큰 힘을 발휘했다. 1960년대 후반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에 대해 “수렁에 빠졌다”고 한 그의 지적은 이후 베트남 전 여론을 바꾸는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69년 아폴로호의 역사적인 달 착륙 순간의 소식을 전한 크롱카이트는 퇴임 후인 1998년 케네디우주센터에서 CNN 방송을 통해 우주비행사 존 글렌의 우주 비행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CBS 숀 맥머너스 사장은 성명을 통해 “월터 크롱카이트 없는 CBS 뉴스와 저널리즘, 미국은 상상도 할 수 없다”며 “그는 위기와 비극, 승리, 위대한 순간에 미국을 이끌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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