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이 동부팜한농의 계열분리를 전제로 600억원 규모의 긴급자금을 지원한다. 이에 따라 동부팜한농은 계열분리 후 새 주인을 찾을 때까지 자금운영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다음달 25일 6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동부팜한농에 브릿지론 형태로 회사채 상환을 지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단 동부그룹이 동부팜한농을 계열 분리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동부팜한농은 당초 알짜 사업 부문인 화공사업부를 팔아 회사채 상환 자금을 마련하려 했다. 하지만 이달 초 미국 올브라이트캐피털매니지먼트(ACM) 측과의 매각 작업이 결렬되면서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울산 비료공장 부지를 담보로 추진했던 자산유동화(ABL)대출 역시 회사 신용등급이 최근 투기등급(BB+)으로 떨어지면서 잠정 중단됐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동부팜한농은 우수한 농업전문 회사로 동부그룹의 리스크만 전이되지 않는다면 독자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이라며 "동부 측이 계열분리를 해달라는 재무적투자자(FI)의 요구를 수용한다면 채권단은 브릿지론 형태로 4월에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을 지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이 계열분리를 전제로 회사채를 대신 갚아주고 동부팜한농의 매각이 성사되면 이를 정산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동부그룹은 조만간 동부팜한농의 계열분리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그룹 전체가 구조조정 중이어서 채권단의 도움 없이는 4월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갚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회사채를 상환하지 못하면 동부팜한농은 부도처리된다. 채권단의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서 동부의 간판을 달고 돈을 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며 "이를 잘 알고 있는 그룹 측도 조만간 동부팜한농을 계열 분리하고 FI에 매각 권한을 넘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