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를 앞세운 아베노믹스로 일본 수출기업들의 생산이 크게 늘었지만 정작 가계소비는 눈에 띄게 위축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27일 1월 광공업생산지수 속보치가 전월 대비 4% 증가한 102.6을 기록해 2개월 연속 전월 대비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 2.7%와 전월 증가폭 0.8%를 모두 웃돈 것으로 지난 2011년 6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지수 상승은 일반·생산·업무용 기계(9.4%), 수송 기계(4.5%) 등이 이끌었다. 신문은 "엔화 약세로 수출이 늘어나 공장 기계와 수출용 자동차의 생산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2~3월에는 지수 오름폭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공업 예측조사에 따르면 2월은 전월 대비 0.2% 증가, 3월은 3.2%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날 경제산업성은 "올해 생산이 완만한 회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혀 기존의 경기판단 기조를 유지했다.
반면 가계는 소비가 위축되며 소비자 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총무성에서 같은 날 발표한 1월 가계조사에 따르면 2인 이상 가구의 1월 소비지출이 가구당 28만9,847엔으로 전년 대비 5.1% 하락했다. 특히 의류 및 신발 지출이 전년 대비 15.9% 급감했다. 지난해 4월 소비세 인상 전에 소비가 크게 늘어난 원인도 있지만 소득 증가가 제한적이어서 가계가 소비를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물가 상승률도 둔화됐다. 일본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기 대비 2.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시장 예상치 0.1%포인트보다 낮은 것으로 전월 상승률보다는 0.3%포인트 하락했다. 수입원유 가격이 하락한데다 가정용 내구재 물가도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