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쿠바 간 관계정상화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미국이 33년 만에 쿠바를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등 쿠바와 관계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EU도 쿠바와 관계정상화 협상을 가속화할 것임을 천명했다.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라틴아메리카·카리브 국가공동체(CELAC) 정상회의에서 쿠바와 관계정상화 협상을 서둘러 진행할 것을 약속했다. 투스크 의장은 “우리는 쿠바의 현대화 과정을 지원할 것이며 쿠바와 협력협정 체결을 조기에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쿠바 간 완전한 관계회복과 금수조치 해제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EU는 1996년 채택된 ‘공동외교 입장’에 따라 쿠바의 인권 침해를 이유로 쿠바와 관계를 제한한데 이어 2003년 쿠바 정부가 반체제 인사 75명을 투옥하자 이에 대한 항의로 관계를 단절한 바 있다.
EU는 지난해 2월 쿠바와 정치대화 및 협력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결정하고 4월부터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이후 EU와 쿠바는 아바나와 브뤼셀을 오가며 3차례의 실무협상을 진행했다. EU와 쿠바는 다음 주 브뤼셀에서 4차 실무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베네수엘라에 이어 EU는 쿠바의 제2 교역 상대국이다. 미국이 쿠바에 경제제재를 가해오는 동안에도 일부 유럽 국가들은 꾸준히 쿠바와 관계를 지속해왔다. EU 통계기관인 유럽통계청(유로스타트) 에 따르면 2013년 EU와 쿠바 간 교역액은 26억 유로에 달했다. /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