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할아버지 '커피점문점'서 만나요~ 패스트푸드·커피전문점 60∼70대 고객들 만남의 장소로 큰 인기 김지영 기자 abc@sed.co.kr 올해로 70세가 된 K씨는 일주일에 서너 번 롯데리아 종각역점을 찾는다. K씨는 그곳에서 혼자 책을 읽기도 하고 지인들을 만나기도 한다. 젊은 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패스트푸드점이나 아이스크림전문점, 커피전문점 등에 ‘노(老)풍’이 불고 있다. 60~70대 고객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이들은 출근시간을 피한 오전 10시경에나 오후 2~3시 등 매장이 한산한 시간대에 주로 방문해 여가생활을 즐긴다. 롯데리아는 올들어 지난 4월까지 ‘롯데멤버스카드’를 사용한 60대 이상 고객이 3만3,2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만6,200명보다 26.6%나 늘어났다. 롯데리아측은 멤버스카드의 실 사용률이 전체의 약 20%인 점을 감안하면 60대 이상 고객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맥도날드 관훈점의 경우 오후 2~3시가 되면 매장의 절반 정도가 노인들로 가득 찬다. 맥도날드 관훈점장은 “인사동이 가까이에 있는 덕에 전체 고객의 20% 가량이 60~70대”라며 “비즈니스 미팅도 하고 지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이스크림 전문점인 레드망고 역시 ‘레드망고멤버십카드’를 신규 가입한 70대 이상 소비자가 올들어 작년 동기보다 2배나 늘어난 100여명에 이르고 있다. 레드망고 관계자는 “60~70대의 고객은 멤버십카드 사용률이 매출의 약 10~ 15%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파리바게뜨 등을 운영하는 SPC그룹 관계자도 “60~70대층은 한번 맘에 들면 쉽게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충성도가 높은 단골 고객일 뿐 아니라 프로모션 등에도 참여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전통적인 할아버지, 할머니상을 거부하고 자신들의 인생을 즐기는 신세대 노인층이 새로운 소비자집단으로 등장하고 있는데 따른 변화로 분석된다. 노년층이 주요 고객 층으로 급부상함에 따라 이들 업체들도 노인을 겨냥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커피빈은 일반 레귤러 컵 절반 사이즈(8온스)에 우유거품과 설탕을 추가한 이른바 ‘다방 스타일’의 ‘커피빈커피’를 지난해 말 새로 출시했으며 레드망고는 ‘따뜻한 곡물음료’를 선보였다. 던킨도너츠 시청역 2호점은 꾸준히 늘어나는 노년층 고객을 위해 전체 좌석의 절반 가량을 소파류로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