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 열전현장을 가다] ②충남도지사

쏠림현상 없이 '3강체제' 형성
이완구 前도지사 불출마 선언으로 예측불허
'세종시 수정안' 흐름이 당락 가를 최대 변수

(좌부터)박해춘 후보, 안희정 후보, 박상돈 후보


충남도지사 선거는 가장 강력한 후보였던 이완구 전 충남도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한나라당은 이 전 지사의 대타로 박해춘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을 내세웠다. 이 전 지사의 공천을 요구하는 지역 목소리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세종시 원안추진을 주장하며 사퇴한 이 전지사를 공천하는 데 따른 부담 등으로 박 전 이사장을 후보로 공천했다. 민주당은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을 후보로 확정, 선거전에 나서고 있고 자유선진당은 현역 국회의원 공천불가라는 원칙을 깨고 박상돈 의원을 공천했다. 진보신당은 일찌감치 이용길 전 민주노총 대전ㆍ충남본부장을 후보로 확정했다.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50% 이상의 확고한 지지를 얻던 이 전 지사가 빠진 상황에서 지역 여론은 아직 한쪽으로의 쏠림 현상은 없다. 현 시점에서는 누구도 확고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채 박해춘 후보, 안희정 후보, 박상돈 후보가 3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는 게 각 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나라당은 당선이 확실시되던 이 전 지사의 공천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선거가 열세 분위기로 가는 것 아니냐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무엇보다 박해춘 후보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낮은 인지도가 걱정이다. 박해춘 후보도 이를 의식한 듯 여당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박해춘 후보는 최근 충남도청에서 가진 회견에서 "충남을 경제 변방, 정치 변방에서 경제 중심, 정치 중심으로, 2등에서 1등 지역으로 만들고 싶다"며 '서울보다 더 잘 사는 부자 충남'을 일궈낼 수 있는 여당 후보로서의 경쟁력을 어필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이 전 지사의 불출마로 반전의 계기를 잡았다는 표정이다. 민주당에서는 그동안 이완구 대 안희정 대 박상돈이 각각 5대3대2의 구도였는데 이 가운데 이 전 지사의 몫을 박해춘ㆍ박상돈 후보가 나눠가져 4(안희정)대3(박상돈)대3(박해춘)의 구도로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대표적인 친노 인사인 안 후보의 인지도가 높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와 맞물려 추모 열기를 탈 경우 상당한 지지율 격차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박상돈 후보는 아산군수ㆍ대전시장ㆍ서산시장을 거치면서 충남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것이 강점이다. 충남에서 특히 지지율이 높은 자유선진당 후보라는 점도 돋보인다. 뚜렷한 우세 후보가 나오지 않고 있는 충남의 선거판을 흔들 최대 이슈는 세종시 문제다. 세종시 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이에 대한 여론이 어떻게 형성될지에 따라 충남지사 당락을 가르는 저울추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충청지역에서 세종시 반대여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은 야당에 유리한 상황이나 천안함 정국 또한 변수여서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는 미지수다. 박해춘 후보는 세종시 수정안이 원안보다 지역과 국가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수정안 찬성 입장이다. 반면 안희정 후보와 박상돈 후보, 이용길 후보 등 야당후보들은 원안 찬성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박해춘 후보는 세종시의 미래에 과연 어떤 방안이 좋은지를 지속적으로 알려 찬성 목소리를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며 안희정 후보와 박상돈 후보 등은 정부부처 이전을 내용으로 한 세종시 원안만이 지역을 발전시키고 지역민에게 약속을 지키는 문제임을 집중 부각시켜 표심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누가 충남도지사가 될지는 앞으로 남은 한달 동안의 표심이 어디로 움직일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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