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금 산정기준 개정 싸고 "재산권 침해" 법적 마찰 예고

개발이익 원천 배제를 위해 정부가 토지보상금 산정기준 시점을 현행 ‘사업인정고시일’ 직전에서 ‘주민공람공고’ 직전으로 6개월 앞당긴 데 대해 “개인의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장 법 적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동탄 2기 신도시 대상 주민들 사이에서 상당한 법적 마찰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건설교통부는 지난 4월 토지보상금 산정기준 시점을 주민공람공고 직전으로 앞당기는 내용의 토지보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건교부의 한 관계자는 “주택공사 등의 시뮬레이션 결과 개정된 기준을 적용할 경우 전체 보상규모가 5%가량 줄어드는 효과가 기대된다”며 “내년 2월 전후 사업인정을 받게 되는 동탄 2기 신도시부터 이 기준이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부 법률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치가 헌법 23조에 명시된 ‘정당보상 원칙’에 맞지 않는 ‘극약처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길기관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는 “정당보상 원칙은 특정지역의 개발을 위해 개인소유자가 부당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취지”라며 “정부의 개발이익 환수 행위는 당연하지만 내부 기준만을 잣대로 인위적으로 보상시점을 앞당기는 것은 헌법 취지에 비춰 분명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건교부 관계자는 “이미 90년 헌법재판소가 정부의 개발이익 배제 행위에 대해 정당하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이번 조치는 헌법상 정당보상 원칙과 상충하지 않는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라고 일축했다. 길 변호사는 그러나 “정부의 법 논리에 관계없이 이 같은 조치는 정당한 시가를 보상받으려 하는 토지 소유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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