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발 인플루엔자A(H1N1ㆍ신종플루) 감염자 사망 소식에 여행 업체, 항공사 등 관광 산업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들 업계는 겉으로는 신종플루 사망자가 발생한 뒤 직접적인 피해가 드러나지 않았다며 애써 태연한 척 하고 있지만 행여나 이번 불똥이 가뜩이나 침체된 관광 산업 전반으로 튀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환율폭등, 올해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와 신종플루 등의 악재로 내국인 해외여행 송출 실적이 2년 연속 30% 감소한 여행 업계는 이번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불안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막바지 여름휴가 특수를 누리려던 이들 업체들은 최근 동남아권으로 휴가 계획을 세웠던 사람들의 예약 취소 문의가 늘면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 여행 업계 관계자는 "태국ㆍ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은 여름철 전체 해외 출국객의 20%를 넘을 정도로 비중이 크다"면서 "아직 주말이라 본격적인 대규모 예약 취소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관련 문의는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첫 신종플루 감염 사망자로 판명된 50대 남성은 이달 초 태국을 여행하고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플루 감염환자 사망 소식에 긴장하는 곳은 항공 업계도 마찬가지다. 지난 2ㆍ4분기 신종플루의 등장으로 예상과 달리 매출이 크게 줄었던 항공사들은 그때의 악몽이 재현될까 우려하고 있는 눈치다. 다행히 현재까지는 태국 방콕행을 비롯해 눈에 띌 만한 항공권 취소 사태는 벌어지지 않고 있지만 성수기가 아직 끝나지 않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항공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내에는 공기 정화장치가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갖춰져 있기 때문에 감염될 우려가 없다"며 "이번 사망자는 모두 보건당국의 초기 대응 실패로 빚어진 결과"라며 항공 업계와의 직접적인 관련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사망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여행객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이상 항공사들은 이번 사태가 여행 수요에 찬물을 끼얹을까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