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10곳중 8곳 "적자수출 감수"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960원대로 급락하면서 수출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이 사실상 적자수출을 감수해야 하는 등 채산성 악화가 심각한 수준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2005년 수출실적 50만달러 이상인 856개 무역업체를 대상으로 최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업체의 86.7%가 ‘이미 계약을 맺은 수출분이 한계상황에 도달했거나 적자를 보게 됐다’고 응답했으며 ‘일정 수준의 마진을 유지’하는 업체는 11.2%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규 수출과 관련해서도 응답 기업의 35.3%가 바이어와 거래관계를 유지하지 하기 위해 적자수출을 감수할 계획이라고 말했으며 24.2%는 신규 오더를 받는 것을 아예 포기한 사례가 있다고 응답했다. 또 현재의 환율수준이 지속될 경우 92.2%가 수출의 감소를 우려했으며 특히 응답 업체의 56.7%는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올해 사업계획을 세우면서 책정한 환율이 현재 환율수준을 웃돈다’는 대답이 83.7%에 달해 올해 경영계획의 대거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 기업들은 이에 따라 ‘정부가 현 수준에서 환율방어에 적극 나서야 한다’(71.8%)고 지적했다. 김범수 무역진흥팀장은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지난 3년간 이어온 두자릿수 수출증가율 행진도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며 “수출기업이 현재의 환율수준을 감내하기 힘든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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