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미국에 정보기관의 사찰 의혹 해명 요구

유엔은 미국 국가정보국(NSA)이 유엔의 내부 화상회의를 비밀리에 감시해 왔다는 최근 보도에 대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진위 파악에 나섰다.

파르한 하크 유엔 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유엔은 이번 보도내용을 인지하고 있으며 그 관련 당사자들, 즉 미국 행정부와 접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1961년 채택된 ‘외교관계에 대한 빈 협약’(이하 빈 협약)은 확고부동한 국제법으로 자리잡았다”고 강조하며 “모든 협약국은 유엔 등의 국제기구를 포함한 모든 외교공관에 대한 불가침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25일 전직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으로부터 입수한 NSA 내부문건을 인용, NSA가 지난해 여름 뉴욕 유엔본부 화상회의 시스템의 암호코드를 풀어 그 내용을 감청했다고 보도했다. 빈 협약에 다르면 모든 당사국 정부는 자국 주재 외교공관 또는 국제기구를 수색하거나 관련 문건 또는 자산 등을 압류할 수 없다. 또 이들 공관과 본국 간의 자유로운 소통을 허락하고 보호할 의무도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