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그리스 지원 급물살

집행위원-그리스 관료들 회담이어
獨 총리, 파판드레우 총리와 만나기로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그리스발 '유로경제권 파국'을 막기 위해 유럽연합(EU)의 움직임이 한층 빨라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올리 렌(사진) EU집행위원회 경제ㆍ통화담당 위원이 그리스 고위관료들과 회담을 가진 데 이어 오는 5일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만날 예정이다. AP통신은 렌 EU 집행위원이 1일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에서 테오도로스 판가로스 부총리, 게오르게 파파콘스탄티누 재무장관, 게오르게 프로보풀로스 중앙은행 총재 등과 회담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아직 자세한 회담 내용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앞서 수일 동안 유럽 주요국 고위층과 사전 협의를 거친 만큼 밀도 높은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렌 EU 집행위원이 그리스에 보다 강도 높은 긴축안 마련을 압박하면서 보다 구체적인 지원안을 제시했을 것으로 관측했다. 당초 그리스는 20억~25억 유로에 불과한 긴축안을 제시해 40억 유로 규모를 바라는 EU와 큰 의견차를 보인 바 있다. 그동안 가장 그리스 지원에 적극적이었던 독일의 메르켈 총리도 5일 베를린에서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와 회담을 갖고 보다 구체적인 지원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독일은 지난달 26일 국영은행을 통한 그리스 지원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프랑스의 국영은행들 역시 정부 보증하에 그리스 국채를 매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양국으로부터의 그리스 지원자금 규모는 300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리스도 이번 주 내로 추가 긴축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그리스의 나랏빚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2%가 넘지만, 부가가치세와 에너지 특별소비세 및 담배ㆍ주류에 부과되는 세금 인상, 공무원 임금 삭감 등을 통해 이를 8.7%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EU는 3월 16일까지 그리스의 새 긴축방안을 검토한 이후 최종 지원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1일 아시아 증시에는 낙관적인 기운이 감돌았다. 일본의 닛케이지수는 전일보다 0.45% 상승한 1만172.06에 장을 마감했으며, 대만의 자취안 지수는 1.9%나 오른 7,577.75에 장을 마쳤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대표적인 헤지펀드인 폴슨앤코 등이 이미 지난해부터 그리스 위기를 감지하고 국채를 매입, 수백~수천만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한 헤지펀드 관계자는 "3~4개 거대 헤지펀드가 작년부터 그리스 국채를 엄청나게 사들여 이득을 봤다"며 "그리스의 재정적자 증가율 등을 보고 이번 사태를 확신한 사람들이 꽤 있었다는 이야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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