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 총수가 보유한 주식가치가 상반기에 2조5,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1명의 총수가 주가 하락의 쓴맛을 봤다.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 중 매출을 기준으로 30대 그룹의 총수가 보유한 주식 평가액을 분석한 결과 연초 대비 6월말 주식평가액이 오른 총수는 9명에 그쳤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의 주식평가액은 연초 32조6,735억원에서 6월말에는 30조1,067억원으로 7.9% 감소해 2조5,668억원 가량이 사라졌다. 이들이 가진 개별 주식종목은 86개인데 이중 56개 종목의 6월말 주가가 1월초때보다 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말 1분기 평가 때는 주식평가액이 연초 대비 17명 올랐지만 1분기 대비 2분기에는 30명중 25명이나 주식평가액이 감소했다.
이는 1분기보다 2분기의 시장상황이 어려웠다는 의미다.
이런 와중에도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주식평가액이 오른 총수는 정몽진 KCC 회장과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등 두명이다.
상반기에 주식가치 평가액이 가장 많이 오른 총수도 정몽진 KCC 회장이었다. KCC 주가가 상반기중 8.6% 뛰면서 정 회장이 갖고 있는 주식 평가액도 연초 5,642억원에서 6월말 6,128억원으로 불었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도 연초 2,249억원이던 주식평가액이 6월말에는 2,568억원으로 6개월 사이에 14.2% 늘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3,445억원으로 7.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700억원으로 20.8%,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1,767억원으로 3.3% 올랐다.
반면 이건희 삼성 회장의 보유주식 가치는 연초 11조9,777억원에서 출발해 3월말 12조1,113억원까지 올랐으나 6월말에는 11조3,044억원으로 떨어져 상반기중 6,731억원(5.6%) 감소했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 가치가 5,148억원 상승했지만 삼성전자가 1조1,663억원 감소한 것이 주 요인이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보유주식 가치가 4,655억원(7.0%) 감소해 6월말 현재 주식평가액이 6조2,163억원에 머물렀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연초 6,995억원이던 주식평가액이 6월말에는 4,047억원으로 2,949억원(42.2%)이나 줄었다. GS건설 주식이 연초 5만9,800원에서 6월말 2만8,050원으로 크게 떨어진 탓이 컸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 역시 연초때보다 1,860억원(12.3%)이나 하락하며 6월말 주식가치가 1조3,324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의원의 주식평가액도 크게 줄었다. 정 의원의 현대중공업 주식평가액은 연초 1조9,179억원이었으나 6월말에는 1조4,162억원으로 5,017억원(26.2%) 감소했다.
오일선 소장은 “작년 상반기에는 수출주도형 기업들의 선전으로 연초보다 주식평가액이 떨어진 30대 그룹 총수가 15명에 그쳤지만 올해는 이보다 6명이 더 많아져 극심한 경기부진과 주식시장 악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