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원자재 가격이 올해보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파생결합증권(DLS)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DLS는 보통 유가ㆍ금속 등 원자재 가격을 기초로 설계되는데 기초자산 가격이 만기까지 보통 50% 밑으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약정된 수익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만기가 1년 내외로 짧거나 원금보장형으로 설계된 파생결합사채(DLB)에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18일 이트레이드증권에 따르면 세계 경기회복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면서 내년 주요 원자재 가격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유가는 비(非)석유수출기구(OPEC) 국가들의 공급 확대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KEEI) 박사는 "비OPEC국가들의 공급확대로 내년 연평균 유가는 하락하겠지만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하락폭은 제한될 것"이라며 "두바이유 기준 내년 평균 유가는 배럴당 102.71달러로 올해(105달러)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 등 금속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경기 회복에 따른 주식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감소하는데다 최근 10년간 금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으로 내년에는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트레이드증권은 내년 연 평균 금 가격을 온스당 1,320달러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유가나 금속 등 원자재에 투자할 때 가격 상승에 주로 베팅하는 원자재 관련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보다는 DLS에 관심을 둘 것을 조언한다. DLS는 유가 등 기초자산이 일정폭 이하로 하락하지 않으면 세전 기준 연 7~9% 수준의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트레이드증권의 전망에 따르면 내년 원자재 가격이 현재 가격보다 50% 넘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DLS 투자 매력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다만 DLS 만기가 3년 정도로 긴 것은 피하라는 조언이다. 원자재 가격은 변동성이 큰 편이기 때문에 만기가 길어지면 중간에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고은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DLS의 장점은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해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이라며 "하지만 만기가 길어지면 상환 전에 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원금손실을 볼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만기가 1년 정도로 설계된 DLS에 투자하는 게 리스크가 덜하다"라고 말했다.
원금 손실을 원하지 않는 투자자는 DLB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란 원금이 보장되는 DLS는 명칭이 DLB로 바뀌었다. 원금보장 DLB는 DLS보다 연 쿠폰 수익률이 평균 5%내외로 낮은 편이지만 원금이 보장된다는 측면에서 일반 투자자들이 고려해볼 만하다. 주요 증권사들은 원자재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1년 내외 만기의 DLB를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