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세상서 편히 쉬시길" 국내외 각지에 분향소 설치… 인터넷에도 추모글 이어져 해인사 스님 300여명 빈소찾아 '반야심경' 낭독 눈길도
입력 2009.05.24 22:27:06수정
2009.05.24 22:2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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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서거] 하늘도 서러운듯 한때 빗줄기
"저 세상서 편히 쉬시길"국내외 각지에 분향소 설치… 인터넷에도 추모글 이어져해인사 스님 300여명 빈소찾아 '반야심경' 낭독 눈길도
사회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전국 주요지역에 분향소를 설치했으나 행렬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24일 오후 김해 봉하마을에는 소나기가 내려 고인을 애도하는 추모객들의 마음을 더욱 숙연하게 했다.
◇국내외 각지에 분향소 설치=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는 봉하마을 외에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과 전북 전주 오거리 문화광장, 부산 서면 옛 부산상고 장학회관 등 전국 각지에도 마련돼 고인을 애도하는 조문객들의 행렬이 이틀째 계속됐다.
임시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추모행렬이 이어져 조문객들이 수십여m를 늘어선 채 분향 순서를 기다렸으며 노 전 대통령 영정 앞에 선 시민들은 4명씩 분향과 헌화를 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전북 전주 오거리 문화광장에 차려놓은 분향소에도 검은색 리본을 단 시민들이 노 전 대통령 영정 앞에서 분향을 이어갔고 고인의 모교인 개성고(옛 부산상고) 총동창회가 마련한 부산 서면 장학회관 분향소에도 고교 동문은 물론 일반인들의 조문행렬이 계속됐다.
이 밖에 전주시 중화산동 호현빌딩 3층 민주당 전북도당과 고창 선운사, 김제 금산사, 친노(親盧) 인사인 이광철 전 국회의원 사무실에도 분향소가 마련돼 조문객을 맞았다.
전남 광주 지역 곳곳에 마련된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도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광주 노사모가 설치한 이 분향소에는 오전에만 시민 2,000여명이 다녀갔고 이날 오후 한때 대기자들이 옛 도청 민원실을 지나 정문 밖까지 100여m나 늘어섰다.
시민들은 영정 앞에서 묵념하며 눈물을 흘렸고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온 추모객들이 아이들에게 노 전 대통령의 행적을 설명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과 민형배ㆍ이형석 전 비서관 등 이 지역 참여정부 인사들도 자리를 지키며 서거를 애도했다.
해외동포들 역시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비통함을 나타내고 있다. 노사모 LA 현지지부는 LA 한인타운 내 8가에 분향소를 마련했다. 또한 미국 남가주 한인노동상담소 사무실에도 분향소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모 물결 인터넷상에서도 이어져=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재오 전 의원은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미니홈피 메인화면에 검은 정장 차림으로 고개 숙여 묵념하는 사진을 올리고 그 아래에 “삼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고 적었다. 또 공식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자신의 모습을 담은 흑백사진을 올리고 ‘근조(謹弔) 삼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를 넣었다.
이재오 전 의원도 이날 팬클럽 ‘재오사랑’ 홈페이지에 ‘노무현 대통령 영전에 삼가 명복을 비옵니다’라는 제목의 시 형태 추모글을 통해 “투신이라니 믿기지 않았다. 이제 불과 예순넷인데, 직전 대통령님이셨는데...”라며 서거 소식을 처음 접했을 당시의 충격을 전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나라의 민주주의 현주소, 정치개혁의 현주소를 죽음으로 쓰고 가셨다”면서 “이승의 한은 허공에 뿌리고 승천하소서. 삼가 명복을 빈다”며 거듭 서거를 애도했다.
각 포털 사이트가 마련한 추모게시판과 서명란에는 누리꾼 수십만명이 찾아 전직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네이버 추모게시판 ‘우리는 당신을 기억할 것입니다’에는 이날 오후7까지 모두 29만여명이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글을 남겼고 다음 아고라에 마련된 추모 서명만 15만건을 넘었다.
또 싸이월드에도 추모글을 쓸 수 있는 전용게시판이 마련됐으며 여러 포털 사이트 카페와 블로그에도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종교계ㆍ문화계도 애도 물결=합천 해인사는 주지 전각스님 등 300여명의 스님들이 이날 오전 대규모 조문 사절단이 봉하마을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스님들은 빈소에서 10여분간 머물며 ‘반야심경’을 낭독했고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빈소에 직접 나와 스님들의 조문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스님들은 빈소 옆 공터에 자리를 잡은 뒤 노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비는 의미에서 ‘금강경’을 독송하는 등 추모행사를 가졌다.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은 전날 “국가의 대내외적인 위신을 전혀 고려함 없이 노 전 대통령 본인과 가족들에 대한 가혹한 수사를 진행한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라며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구성원 모두가 조화와 포용ㆍ자비의 정신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는 애도문을 내고 이날 오후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 전 대통령을 애도했다.
조계종은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등 전국 교구 본사 25곳에 분향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날 오전 소설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 작가도 빈소를 찾았다. 조 작가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개혁을 추진했고 특히 휴전선을 넘어 남북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은 업적으로 남을 것”이라며 “고인의 결백을 믿고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盧 전 대통령 영정 본 분양소로 이동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4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마련된 임시분향소에서 盧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이 본 분향소로 옮겨졌다. 한명숙,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영정을 앞에서 들고 뒤로 아들 건호 씨와 가족들이 따랐다./ 김해= 한국아이닷컴 고광홍기자 kkh@hankooki.com kkh@hankooki.com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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