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공사로 인근 건물에 균열 등이 발생했다면 건설사가 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9부(오재성 부장판사)는 한국GM이 “지하철 공사로 인한 건물의 파손을 배상하라”며 SK건설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SK건설은 지난 2005년 7월 인천시 도시철도건설본부로부터 서울지하철 7호선의 인천 연장 구간 중 신복사거리역∼부평구청역 구간 공사를 도급받아 2009년 9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 공사가 진행되는 사이 부평구청역 인근에 있는 3층짜리 한국GM 디자인센터 건물에 균열과 침하 등이 일어나자 GM 측은 복구를 요청했고 SK건설은 3차례에 걸쳐 균열보수공사와 건물 앞 지반 보강 공사 등을 해줬다. 이후 GM은 “건설사가 공사 현장에 인접한 건물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주의 의무를 게을리했다”며 SK건설을 상대로 4억7,000만여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피고가 지하철 굴착공사를 한 시기에 이 건물에 균열이 생기고 바닥 경사도가 변화하는 등의 징후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GM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지하철 굴착 공사가 시작된 뒤 GM 건물 옥상에 설치된 건물경사계가 ‘위험’ 수준을 넘었고 건물 벽에 설치된 균열측정계가 0.5㎜를 넘었으며 사무실 내 의자가 한쪽으로 밀리는 현상 등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SK건설이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지반 보강 공사를 벌였으며 이 지역의 토질 특성상 장기침하는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건설사의 배상책임을 75％로 제한해 1억7,700만원만 배상하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