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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인터넷TV(IPTV)와 지상파 방송 간의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지상파가 브라질 월드컵 중계방송 송출 중단에 이어 그동안 방영 3주 후 무료로 제공하던 지상파 주문형비디오(VOD)까지 유료화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IPTV 업계는 지상파가 과도한 요구로 자신들을 옥죄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1일부터 'B tv모바일(SK브로드밴드)'과 '올레 tv모바일(KT미디어허브)'의 가입자들은 MBC의 VOD 콘텐츠를 무료로 볼 수 없게 된다.
이는 MBC가 방영 3주 후 무료로 제공하던 VOD 콘텐츠를 전면 유료화하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KBS와 SBS 역시 인기 드라마와 예능 등 일부 프로그램을 제외한 VOD를 무료 전환 기간 없이 바로 유료화할 예정이다.
이 같은 조치는 지상파와 모바일 IPTV 간의 계약에 따른 것이다. 양측은 VOD 제공 계약이 끝난 지난 1월부터 지속적으로 협상을 해왔다. 그러던 중 지상파가 지난해보다 대폭 인상된 계약금액을 제시하고 모바일 IPTV가 이를 거부하자 전면 유료화 조치가 이뤄진 것이다. 다만 LG유플러스의 경우 아직 별다른 공지를 내놓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지상파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모바일 IPTV는 가입자 유지 및 확보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양측은 브라질 월드컵 재송신료 문제를 놓고 마찰을 빚었다. 현재 지상파는 IPTV 사업자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모바일 IPTV의 월드컵 생중계를 중단한 상태다.
이에 따라 모바일 IPTV 사업자들은 시즌 마케팅을 시도해보지도 못한 채 조용한 월드컵을 보내고 있다. IPTV 업계 관계자는 "터무니없이 높은 금액을 요구한 지상파의 횡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VOD 유료화가 월드컵 재송신료 분쟁의 보복 협상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상파 콘텐츠 시청자가 절대적인 모바일 IPTV 입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상당한 위협일 수밖에 없다. 지난 1월 일주일이었던 홀드백 기간을 3주로 연장할 때도 이용자들의 불만이 빗발친 바 있다. 홀드백은 지상파 본방송 이후 케이블이나 IPTV 등 다른 방송 플랫폼에 재방송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VOD 콘텐츠의 홀드백은 모바일 IPTV만의 강점이었다"며 "양측의 마찰이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가입자들이 티빙과 같은 OTT 서비스나 불법 콘텐츠 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