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담합 혐의로 헤지펀드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삼성물산의 지분 7.12%를 확보한 뒤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반대해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조사 대상에 포함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SEC가 헤지펀드들이 특정 기업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으로 서로 협의했다는 정황을 잡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주식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지분율에 관계없이 주주들이 특정 사안에 대해 공조하기로 한 경우 이를 공개해야 한다. SEC는 이와 관련해 복수의 사건 조사에 착수했으며 여러 헤지펀드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EC는 엘리엇 매니지먼트를 비롯해 어떤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조사하고 있는지 언급을 거부했다.
최근 월가에서는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이 일정 지분을 확보한 뒤 주가를 끌어올려 이익을 얻기 위해 회사에 자사주 매입이나 자산 매각 등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헤지펀드들은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WSJ는 SEC의 이번 조사가 헤지펀드의 이러한 담합을 근절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3월에도 SEC는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불도그 인베스트에 스튜어트 인포메이션 이사회 참여와 관계된 자료 제출을 요구한 적이 있다. 당시 SEC는 불도그가 스튜어트의 지분을 사들인 또 다른 헤지펀드인 파운데이션에셋매니지먼트와 사전협의가 있었는지 확인했다. 이 사건은 무혐의로 결론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