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머물고 싶은 편의점으로 점포 수익률 1위 반드시 달성

한국미니스톱 심관섭 사장의 당찬 도전
업계 4위·브랜드인지도 낮지만
카페같은 여성친화점포 도입
가맹점주 돈 벌 수 있게할 것

심관섭

"뜨내기 담배 손님을 위한 편의점이 아닌 '내 손님'이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편의점 모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가맹점주의 매출도 더 올라가겠지요."

편의점 업계 4위인 한국미니스톱이 가맹점포 수익률 1위에 도전한다.

심관섭(46ㆍ사진) 한국미니스톱 사장은 1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미니스톱은 점포수로는 업계 네 번째 수준이고 브랜드 인지도도 상대적으로 낮지만 점포 당 매출은 가장 높은 편의점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최근 편의점 업계는 과도한 점포 확장 경쟁으로 인한 저수익 부실 점포를 양산하면서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높아져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미니스톱은 확장 경쟁에서 다소 밀리는 모습이었다. 이를 의식한 듯 심 사장은 "점포 1등 경쟁은 의미가 없다"면서 "가맹점주가 돈을 벌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 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심 사장은 이를 위해 업계 최초로 여성 친화적인 편의점 모델을 도입해 시험 운영 중이다. 미니스톱은 올 3월부터 전국 20개 매장을 여성친화점포로 재오픈했으며 시장 반응을 살핀 뒤 점차 전국 매장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여성 친화 점포의 특징은 휴게 공간을 넓게 꾸미고 커피머신을 설치한 '미니카페'를 둔 것이다. 심 사장은 "예전에는 미니스톱 매장이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카페 같은 분위기가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미니카페에서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는 각 1,000원, 즉석 원두아이스커피는 1,500원에 판매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뷰티&액세서리'매대를 설치해 여성 고객들이 편의점에서 살 수 없던 매니큐어나 쌍커플 테이프, 속눈썹 등의 상품 구색을 갖춘 것도 눈에 띈다.

미니스톱이 여성 소비자에 주목하는 이유는 국내 흡연인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흡연인구가 줄어든 만큼 편의점 매출의 40%에 이르는 담배 매출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심 사장은 "흡연인구 감소는 편의점에게는 곧 방문 고객이 감소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현재는 남성이 65%, 여성이 35% 정도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여성 고객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심 사장은 내다보고 있다. 여성의 흡연인구 증가률이 남성보다 더 높은 데다 경제활동인구도 크게 늘어 구매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심 사장은 오너 중심의 국내 편의점업계에서 성공적으로 경영 무대에 자리잡은 샐러리맨으로 꼽힌다. 40대인 심 사장은 편의점업계 CEO로는 젊은 축에 속하지만 점포 개발부터 영업기획, 상품본부장까지 관련 부서를 두루 거친 후 지난해 4월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일본 본사에서도 업계 영건인 심 사장의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해 중국 칭다오에 진출해 있는 일본 미니스톱의 점포 개발을 그에게 일임했다.

심 사장은 "중국 미니스톱의 개발총책임자가 한국 미니스톱의 개발본부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 미니스톱이 일본 미니스톱의 중국 진출에 기여해 성과를 내면 한국 법인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일본 미니스톱과 협의해서 아시아 시장 진출 시 한국형이 진출하는 게 좋다면 우리가 직접 진출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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