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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지 않고 뛰는 심장근육 세포를 압력을 가하면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는 압전소자와 결합시킨다면? 무한대로 기능하는 최소형 배터리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마이크로 사이즈의 배터리에 이를 활용한다면 현재 나와있는 배터리들과 비교도 안 될 만큼 획기적으로 작아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박테리아에 약물을 전달하는 마이크로 기기를 붙인다면 어떻게 될까. 특정한 조건에 반응해 움직이는 박테리아의 구조에서 착안한 '박테리오봇'이 상용화 된다면 발견하기 어려운 암 세포를 찾아가 적정한 약물을 투여하는 일도 상상 속의 일만은 아니게 된다.
이렇듯 SF영화에서나 가능했던 일을 현실화하기 위해 땀 흘리는 곳이 있다.
서강대 나노바이오 시스템ㆍ정밀조작 연구실이 바로 그곳이다.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박정열(사진) 교수는 자연계의 원리와 구조를 인공적으로 모사해 만든 '생체모방 기기'나 박테리아 등을 마이크로 크기의 기기와 융합시킨 '바이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설계하는 일을 석박사 연구생들과 함께 꾸준히 해오고 있다.
또한 생체 원리를 모방한 색변화 기반 센서도 박 교수팀에서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이 바이오 센서의 경우 병원균 검출 과정을 육안으로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의료용 기기로 활용될 수 있으며 색과 냄새가 없는 화생방 무기를 빨리 발견할 수 있는 군사용 기기로까지도 그 영역이 넓어질 수 있다.
연구실에서는 색변화 기반 센서의 응용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지금까지 나와 있는 기기보다 민감도가 높고 다양한 물질을 동시에 검출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박 교수는 "연구자의 관찰력과 호기심, 그리고 끈기와 상상력 등이 자연에서 찾아낸 원리를 최첨단 나노기술과 결합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며 "우리 기업의 신성장동력을 키워 FTA발효 이후 밀어닥칠 파고를 이겨낼 수 있도록 신규 사업분야에서 필요한 연구를 진행하겠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