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건조기술에 기네스북도 감탄하다.’ 삼성중공업이 첨단 기술력을 앞세워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 플랫폼을 연이어 쏟아내며 세계 조선업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9일 원유와 가스를 동시에 시추ㆍ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천후 복합 해양 플랫폼’ 명명식을 거행했다고 밝혔다. ‘필툰 B’라는 이름이 붙은 이 해양 플랫폼은 지난 2004년 1월 착공 후 41개월 만에 완공됐으며 축구장 두 배 넓이에 40층 빌딩 높이, 3만3,000톤(중형승용차 2만5,000대)의 무게를 자랑하고 있다. 필툰 B는 오는 6월 러시아 사할린 섬 동쪽 16㎞ 해상에 설치돼 하루 260만㎥의 천연가스와 7만배럴의 원유를 30년간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7월 만들어 세계 최대의 해양 플랫폼으로 기네스북 등재를 추진 중인 2만7,000톤짜리 ‘룬스코예 A’의 기록을 1년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필툰 B는 세계 최대의 해양 플랫폼이라는 영예뿐만 아니라 운반ㆍ설치 등에서도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게 됐으며 건조기간 동안 발주처 측 감독관만 700여명이나 거제조선소에 상주하는 등 창사 이래 가장 많은 발주처 관계자가 파견된 프로젝트로 기록됐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은 “세계 최대의 해양 플랫폼 이외에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극지용 드릴십과 한국 최초로 독자 설계한 반잠수식 시추설비 등 기념비적인 해양 프로젝트들이 올해 줄줄이 인도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필툰 B는 하절기에만 작업이 가능한 기존 해양 플랫폼의 단점을 극복해 설비 전체를 통째로 보온함으로써 연중무휴로 작업이 가능하며 진도 7의 지진과 영하 40도의 극한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를 채택하고 특수자재를 사용했다. 삼성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사할린 2단계 개발 프로젝트에 투입될 해상 플랫폼의 성공적 건조를 발판으로 향후 6단계까지 진행될 사할린 유전개발뿐만 아니라 캄차카 지역에서 추가 발주될 프로젝트 수주전에서도 한층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의 세계적인 해양 분야 시황분석 회사인 인필드(Infield)에 따르면 최근 고유가로 원유 생산설비 발주량이 매년 10% 이상 증가해 2015년까지 플랫폼과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FPSO) 약 104기의 신규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은 이러한 전망을 기초로 최근 2,000억원을 투입해 해양 작업장을 확대하고 800톤 골리앗 크레인을 신설하는 등 해양 수주에 박차를 가하며 수주실적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디. 이 회사는 2000년 이후 2004년까지 해양 부문 수주량이 연평균 4억7,00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2005년 15억달러 ▦2006년 45억달러에 이어 올 들어 4월 말까지 드릴십과 FPSO 등 30억달러에 달하는 해양설비를 따내 또다시 수주 신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