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매입에만 집중해온 아시아 국부펀드가 연말부터 역내 기업들의 채권 투자를 훨씬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아세안+3(ASEAN+한중일) 국가들이 설립에 합의했던 아세안역내채권신용보증투자기구(CGIMㆍCredit Guarantee Investment Mechanism)가 이르면 오는 11월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기구가 설립되면 예를 들어 신용등급이 낮아 국부펀드나 역내 중앙은행의 투자 대상이 되지 못했던 아시아 기업들의 신용을 CGIM이 보강해주기 때문에 역내 우량기업들이 낮은 금리에 자금을 보다 수월하게 조달할 수 있다.
13일 기획재정부의 한 핵심관계자는 "CGIM 출범작업이 실무적으로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고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아세안+3 재무차관회의에서 공식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세안+3 회원국들은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세부작업을 진행하고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있는 필리핀 마닐라에 기구를 두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CGIM이 ADB 산하 독립펀드로 결성되는 점, 서울이나 도쿄보다 물가가 안정적인 점 등이 고려됐다. 회원국 간 분담금 비율은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다자화기금 비율(한국 대 중국 대 일본 대 아세안=16대32대32대20)과 유사하며 5억달러로 예정된 초기 자본금도 이를 다소 상회할 것으로 알려졌다.
CGIM은 아시아 채권시장 활성화를 위해 우리나라가 제안한 것으로 역내 은행 및 기업 채권에 기금 형태로 신용보증을 해줘 채권의 유동성과 안정성을 높일 목적으로 설립된다. 미국 국채 등에 투자되는 아시아 각국의 보유외환을 아시아 국가 및 기업 채권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각국 중앙은행과 연기금은 신용등급 'AA' 등급 이상 채권에만 보유외환 투자가 가능해 이에 해당하지 않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투자를 받지 못해왔다.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신용등급은 'A+'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CGIM 출범으로 금융 활성화, 유동성 문제 해결뿐 아니라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보호막이 하나 더 추가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