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개방시기 최대쟁점…EU 전방위 공세 ■ 한·EU FTA 2차협상 난항유엔 자동차 안전규정 102개도 이행 촉구양허案도 불만…EU "수준 낮출수도" 경고한국 '양허 수위' 싸고 부처간 갈등 가능성 브뤼셀=이철균 기자 fusioncj@sed.co.kr 예상은 됐지만 한국 측이 제시한 양허안을 놓고 유럽연합(EU)이 2차 협상 첫날부터 강한 불만을 드러내면서 양측의 대립이 본격화되고 있다. 김한수 우리 측 수석대표는 자동차 등 우리 측 양허안을 놓고 "(양허 수위에 대해) 돌아가서 부처간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6일 교환된 양허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부터 나타났던 부처 간 갈등이 2차 협상이 끝난 뒤 우리 측 양허안 조정 과정에서 다시 불거질 수 있는 대목이다. ◇최대 쟁점은 자동차 개방 시기=양측은 공교롭게도 자동차의 관세철폐 시기를 똑같이 7년으로 제시했지만 불만은 EU가 높다. 자동차에 부과하고 있는 관세는 EU는 10%, 우리 측은 8%이다. EU는 매년 같은 %의 관세철폐에 무게를 둬 한국의 경우 관세철폐 시기가 더 빨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소 5년 이내 관세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또 연간 서로 간의 자동차 수출입 물량이 우리 측 74만대, EU는 1만5,000대로 큰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우리 측이 제시한 관세철폐 기간이 너무 길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 자동차에 신경을 쓰고 있는 EU 측은 비록 자동차를 구체적으로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미국과 경쟁하는 품목들이 있는데 한국이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보다 매우 낮은 수준을 제시했다"고 공세를 펼치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 측이 EU의 요구를 선뜻 수용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 자동차 관련 부처와 협상 부처 등 정부 내 입장이 달라 조정이 쉽지 않다. 또 국내 의견 조율의 어려움 때문에 자동차 관세철폐 기간을 7년으로 고수하면 EU가 반발, 전체 협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비관세 장벽 등에서도 드러나는 입장차=비관세 장벽에서도 양측은 충돌하고 있다. 역시 이 부분에서도 현재까지 부각되는 분야는 자동차다. EU는 유엔 경제위원회(ECE)의 안전 규정 120개 중 102개를 7년에 걸쳐 이행하라고 우리 측에 요구했다. 또 자동차 기준과 관련해서도 미국 기준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우리 측은 안전 규정의 경우 자동차시험검사소의 인원 등 예산 문제가 수반돼 쉽게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EU는 우리 측에는 생소한 동물의 복지에 대한 보장 필요성도 주장해왔지만 우리 측은 "간단한 조항 수준"이라며 크게 염두하고 있지 않다. 또 지적재산권 분야에서도 지리적표시제(GI) 등의 확대 적용 여부를 놓고 줄다리기를 펼치고 있다. GI란 지리적 명칭을 지적재산권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샴페인' '보르도' '로크포르' '파르마'는 유럽의 지리적 명칭이지만 각각 증류주ㆍ와인ㆍ치즈ㆍ햄 등을 나타내는 지리적 표시로 함부로 사용할 수 없는 보호 대상이라는 주장이다. ◇EU의 압박, 예상되는 부처 대립= EU는 2차 협상 첫날부터 강한 선공을 날렸다. EU 측은 "당초 양국 통상본부장이 타결안 수준의 양허안을 제시하기로 해놓고 너무하는 것 아니냐"며 "한국 측이 다음 협상까지 상품 양허안을 개선하지 않으면 자신들의 양허 내용을 후퇴시키는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낮은 수준의 FTA로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 우리 측은 현재까지는 다소 밀리는 형세다. 민감하게 거론된 자동차의 양허안에 대해 김 대표는 "빨리 (관세를 철폐하면) 우리 이득도 커지지만 부담도 커져 어디에 중점을 둘지는 업계와 주무부처의 1차적 책임"이라고 말하면서 에둘러 압박했다. 더구나 김 대표는 출국하기 전부터 "일부 부처가 업계의 의견만을 지나치게 집착, 양허 수준을 낮추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 마당이어서 양허안을 놓고 잠재돼 있던 부처 간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입력시간 : 2007/07/17 1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