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환자로부터 감염된 2차 감염자들의 잠복기가 끝나는 6월3일께가 사태 확산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갑(사진) 대한의사협회 신종감염병 대응 태스크포스팀 위원장(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31일 취재진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난 1월 에볼라 사태 때 해외파견된 의료진 2진의 팀장을 맡기도 한 국내에서 손꼽히는 감염병 전문가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최대 2주일인 점을 감안할 때 슈퍼 전파자로 불리는 첫 환자가 지난 20일 격리된 지 2주가 지나는 6월3일이 메르스 2차 감염자들의 최대 잠복기가 끝나는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질환이고 환자가 계속해서 연달아 발생하다 보니 국민들이 많이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첫 환자에게 노출된 2차 감염자들의 최대 잠복기가 2주인 만큼 첫 환자가 격리된 지 14일째 되는 6월3~4일까지는 계속해서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주 중반까지 별다른 추가 환자가 없을 경우 소강상태로 접어들 수는 있지만 만약 2차 감염자들이 많이 나오거나 이후 3차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 위원장은 국내 메르스 감염환자가 중국으로 출국하는 등 보건 당국의 초기 대처가 미흡했던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제 많은 전문가가 정부 대책회의에 이 같은 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환자들이 초기 치료시 감염내과 전문가가 없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문제가 생긴 것은 홍보와 교육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추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일선 병·의원과 응급실에 대한 질환 홍보와 교육을 강화해 추가로 발생하는 환자들이 무방비로 노출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건 당국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일선 병·의원의 경우 고열과 기침·호흡곤란 등의 메르스 의심환자를 진료할 경우 마스크를 바로 씌우고 독립된 공간으로 환자를 옮긴 후 바로 보건소 등에 신고해 지시를 받는 등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감염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동을 다녀온 환자 스스로도 일단 고열이 나면 메르스를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향후 정부의 대응에 대해 이 위원장은 "3차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사태가 매우 커지기 때문에 그동안의 조사과정에서 혹시 누락된 감염 의심자가 있는지 제로베이스 상태에서 역학조사를 철저히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