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수없이 많은 유혹에 직면한다. 원칙을 가지고 정도를 가고 있을 때 유혹은 우리의 조급증을 자극해 보다 쉽고 빠르게 목표를 이룰 것처럼 보이는 길을 택하도록 충동질한다. 하지만 그 유혹에 빠지고 나면 당장의 이익보다 뒤따르는 손실이 더 큰 경우가 많다.
나 같은 전문경영인은 회사의 중대한 일을 결정할 때 유혹과 싸워야 한다.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자산 운용에 관한 결정일 때면 유혹의 강도가 한층 거세진다.
내가 몸담은 생명보험업은 고객들이 납부한 보험료를 자산의 대부분으로 삼고, 이를 잘 운용해서 그 고객들이 어려움에 처할 때 신속한 보험금 지급으로 어려움을 완화해주는 사회적 기능을 담당한다. 따라서 생명보험사들은 유사시 원활한 보험금 지급을 위해 자산을 잘 운용해야 한다. 만약 자산 운용이 잘못되면 고객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거나 부실로 인해 회사가 문을 닫는 등 커다란 사회적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자산 운용에서 가장 큰 유혹은 고수익을 미끼로 하고 있다. 유한한 재화를 효율적으로 사용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것은 경제학적으로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고수익만 강조하다 보면 그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을 간과하기 쉽다.
그래서 나는 자산 운용을 결정할 때 양팔저울의 한쪽에 수익을 올려놓고 다른 한쪽에는 위험을 올려놔본다. 만약 그 둘이 평형을 이루지 않을 경우 투자 승인을 일단 보류할 때가 많다. 수익의 크기만큼 분명히 숨어 있을 위험에 대해 한번 더 짚어보기 위해서다.
이처럼 자산을 운용할 때에는 그에 따른 위험을 제대로 파악하고 관리할 방안을 확실하게 마련한 후에 투자해야 한다. 투자한 후에도 계속 확인하고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투자할 당시 상황과 그 이후의 상황이 늘 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생략한 투자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끝으로 고객의 안전을 보장하고 사회의 공익을 담당하는 생명보험회사로서는 행여 운 좋게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경우가 있더라도 만약 그 기회가 고객의 이익이나 사회적 공익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면 절대로 투자해서는 안된다. 결국 그에 따른 피해가 회사와 사회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당장에 손쉽게 큰 돈을 벌려는 요행을 바라기보다 고객을 위하고 공익적이며 위험에 대비된 건강한 투자가 활성화될 때 우리는 더 나은 선진 금융사회를 이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