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 무드에… 남북 정상회담 길 열리나

류 통일 "여건 조성 필요하지만 만날때 있을 것"… NLL 논란 등 넘어야할 산 많아

류길재 "아직 생각지 않지만 정상들 만날 때 있을 것”

북 “평화 귀중” 강조 속 한적 이산상봉 1차 후보자 500명 추첨

남북간 화해 기류가 확산되면서 2007년 10월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남북정상회담의 가능성까지 부상하고 있다.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에 이어 이산가족 상봉이 예고되고 5년 넘게 중단된 금강산 관광 재개 움직임까지 거론되는 등 어느 때보다 남북간의 화해ㆍ협력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기때문이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25일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상당한 정도의 여건 조성이 필요해 아직 생각지 않지만 정상들이 만날 때가 있을 거라고 본다”고 밝혔다. 북한도 공개적으로 “평화를 귀중하게 여기고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는 뜻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정상회담이 본 궤도에 오르기 위해 금강산 관광 재개는 물론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 종식, 북핵 문제 해결 등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이 남아 있다.

류 장관은 이날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정상들 간에 만나서 성과가 있으려면 상당한 정도로 뭔가 여건들이 조성 돼야 한다" 면서 "정상들 간에 만나서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는 인식의 회담은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어떤 의미에서는 정상들이 만나서 '아, 이런 문제 정도는 이제 좀 풀어야 되겠다' 하는 그런 때가 있을 거라고 본다"고 밝혀 가능성을 열어놨다.

박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골자로 한 대북 정책을 발표한 바 있으며 올 초 정치권 일각에선 ‘취임식 김정은 초청론’까지 제기됐다.

북한도 24일 선군절 중앙보고대회에서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경제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총적(최종) 목표로 내세우는 우리에게 평화는 더없이 귀중하다" 며“우리 인민은 전쟁을 바라지 않으며 조국을 자주적∙평화적으로 통일할 것을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그러나 남북 정상회담의 길을 닦아 줄 금강산 관광 재개나 천안함 폭침에 따른 대북 5∙24 조치 해제, 핵문제에 대한 북측의 태도 변화 등에 여전히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류 장관은 "5·24 문제는 2010년 서해에서 벌어진 북한의 도발 사건들 때문에 내려진 일종의 제재조치" 라며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금강산 관광은 5년 전 우리 관광객 박왕자씨가 피격 사망함으로 인해 중단된 것" 이라며 책임 규명과 재발방지 보장을 북측에 재차 요구했다.

류 장관은 남북간 현안들이 실타래처럼 엉켜 있는 만큼 차분히 하나씩 풀어가는 자세를 강조하고 개성공단 재가동 시점도 “남북 공동위원회 구성과 1차 회의가 열리는 시점을 보자”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류장관은 또 “북한의 대화 분위기가 지속성이 있는지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적십자사는 내달 25일부터 30일까지 금강산에서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을 앞두고 생존 신청자 7만 2,882명 중 1차로 후보자 500명을 추첨해 선정했다. 적십자사는 1차 후보자를 대상으로 상봉의사 확인 및 건강검진 후 200∼250명을 선발, 가족의 생사를 확인해 최종 상봉자 100명의 명단을 9월 16일 북측과 교환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