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중남미와 한국의 IT협력

김창곤 <한국전산원장>

우리에게 중남미 대륙은 대척점이라는 물리적 거리를 차치하고라도 좀처럼 가깝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지 50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 중남미는 수학과 천문학, 섬세한 건축, 고유문자 등에 걸쳐 독특하면서도 깊은 전통을 지니고 있는 곳이다. 중남미 대륙의 국가들도 21세기 미래 사회를 성장시키는 동력 역할을 할 정보기술(IT)산업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쏟고 있다. 이런 시점에 중남미 대륙과 상생ㆍ협력을 위해 대통령을 비롯해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등 IT 전도사들이 멕시코와 코스타리카를 순방한다. 이 일정에 맞춰 한국전산원도 멕시코와 함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자원통합으로 이루는 공동의 번영’이라는 주제로 한ㆍ중남미 IT 협력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한국전산원은 이미 몇 해 전부터 중남미 국가들과 IT 분야 협력 증진을 위해 멕시코ㆍ칠레에 국제 IT협력센터를 설립해 멕시코와 ‘e-멕시코 프로젝트’를, 칠레와는 ‘디지털 어젠다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남미국가들의 정보화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펼쳐왔다. 이번 행사 역시 멕시코 정부가 한ㆍ멕시코 IT협력센터를 통해 행사 지원을 약속하며 적극 유치를 희망한 끝에 이뤄져 그 의미가 더욱 크다. 한국에 대해 잘 몰랐던 멕시코 국민들도 한ㆍ멕시코 IT협력센터가 생기면서 한국의 IT 실력에 놀라고 있다. 때문에 ‘협력센터를 통하면 안되는 일도 된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IT협력센터가 멕시코 정부와의 접점이 되고 있다. IT협력센터가 민간 외교 사절단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2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정부와 민간 차원의 양국간 협력 확대는 물론 우리의 IT 기술과 노하우를 중남미 국가들에 실질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정보화 강국으로서의 대외 위상을 강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아울러 중남미 주요 국가를 비롯한 국제기구와의 IT 분야 협력체계 강화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중남미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내년에는 브라질에도 IT협력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정보화 선진국답게 우리가 보유한 인터넷ㆍ전자정부 등 IT 노하우를 적극 전수하기 위해서다. 이것이 국제 사회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고, IT 한국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런 작은 협력의 씨앗들이 자라 양국간의 우호적인 관계를 조성해 궁극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큰 열매로 결실을 맺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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