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참모들 '숨통' 터준다

불필요한 회의 줄이고 근무시간 탄력운영
여름휴가 권장등 직원들 여가시간도 보장

쇠고기 파문을 경험하면서 운영상의 문제점이 노출된 청와대가 적극적인 내부 소통을 통해 변화하고 있다. 이른바 ‘얼리 버드(early bird) 피로 증후군’을 해소하기 위해 불필요한 회의를 줄이고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효율성을 기하는 등 초기와 달리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26일 “내부 회의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줄이고 아침 회의시간도 다소 늦추기로 했다”면서 “특히 획일적인 운영방식에서 벗어나 각 수석실에 최대한 자율성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우선 청와대는 지금까지 매일 오전8시에 열리던 수석비서관회의를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한 시간씩 늦춰 오전9시에 개최하기로 했다. 이는 ‘모든 청와대 참모들이 정무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일주일에 두 차례는 외부인사들과 조찬회동을 하고 ‘소통’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2기 참모진의 업무 인수인계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매일 오전ㆍ오후에 개최하는 수석실별 회의를 가급적 줄이고 시간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또 퇴근 후 ‘민심수렴’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업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퇴근시간을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불필요한 야근을 자제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주말근무도 개인사정에 따라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여름휴가를 권장하는 등 직원들의 여가시간도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청와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직원들이 “새 정부 출범 후 사실상 ‘월ㆍ화ㆍ수ㆍ목ㆍ금ㆍ금ㆍ금’이 이어지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하는데다 높은 업무강도로 인해 외부와의 소통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 참모는 “공직자들이 열심히 일해야 국민이 편하다는 것이 새 정부의 기본 인식”이라며 “그러나 ‘속도조절’을 한다는 자체만으로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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