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바로 이 순간을 위해 그동안 기다려 왔습니다"
아드보카트호 태극전사들이 2006 독일월드컵 본선 개막 직전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축구 국가대표팀 훈련장 '바이 아레나'에서 인터뷰에 응한 태극전사는 이을용(31.트라브존스포르)과 이호(22.울산) 단두 명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의지와 힘이 잔뜩 묻어나왔다.
10일 오전 1시 뮌헨 월드컵 경기장(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리는 독일과 코스타리카의 개막전은 한국의 본선 첫 경기 토고전(13일 오후 10시)보다 나흘 앞서 펼쳐지지만 태극전사들의 가슴에는 벌써 월드컵 본선이라는 '전쟁'이 시작된 분위기였다.
이을용이 미드필더진을 이끄는 고참 선배답게 입을 열었다.
"저희들 모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싶습니다. 16강 진출이 가능하도록 결의를 다지고 있습니다. 국민적 염원임을 모를리가 있나요" 이을용은 "가나와 평가전이 끝나고 팀내에 많이 침체됐던 분위기도 확 끌어올렸다"고 했다.
막내급에 속하는 이호는 선배보다 더 절절한 출사표를 던졌다.
"이제 진짜 시작입니다. 이 월드컵 하나 때문에 그동안 얼마나 많이 고생을 해왔습니까" 지난 1∼2월 해외 전지훈련을 비롯해 아드보카트호의 8개월여 대장정에 빠짐없이 동참해온 그는 지금까지 지나온 순간들이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듯한 표정이었다.
이호는 "축구 선수에게 월드컵을 이 세상 무엇과 비교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말투는 또박또박하고 차분했지만 가슴 속에는 벅찬 열정이 들끓고 있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