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난 구리 전선이나 조각 등 '동(銅)스크랩'을 사고 팔 때 산 쪽이 직접 부가가치세를 내도록 하는 부가가치세법에 대해 여야가 잠정 합의했다.
16일 국회 기획재정위 법안소위에 따르면 여야는 최근 회의를 열어 이같이 합의하고 이르면 17일 소위에서 이를 의결하기로 했다. 다만 과세시스템 구축을 위해 법안 시행은 법 통과 1년 후로 늦추기로 했다.
법안이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ㆍ본회의를 통과하면 2015년부터 동스크랩을 사고 팔 때 매입자가 직접 부가세를 내야 한다. 이를 위해 모든 동스크랩 거래는 국세청이 지정한 은행의 부가세 전용계좌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산 사람이 부가세를 합한 금액을 이체하면 은행계좌를 통해 자동으로 매매 가격의 10%인 부가세가 국세청에 넘어간다. 현재 금괴 등 일부 금 제품을 매매할 때 이 같은 방식으로 부가세 매입자 납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동스크랩은 수집상이 중간유통업자에게 부가세를 얹은 금액을 가격으로 받아 부가세를 내는 방식이다. 그러나 수백억원의 자본금을 가진 '기업형 고물상' 일부는 동스크랩을 판 뒤 폐업신고를 해 부가세를 회피해왔다. 이 때문에 국세청은 지하경제 양성화 차원에서 동스크랩 업계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해왔다.
한국동스크랩유통업협동조합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제도도입을 주장했으나 한국재활용협회는 납세협력비용 증대를 이유로 반대하는 등 업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