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쌍용자동차 비해고 직원들의 공장 진입시도가 유보되면서 노노 간 대규모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공장에 진입하려는 비해고 조합원과 이를 막으려는 해고자 측 가족들이 대치하고 있다. 평택=이호재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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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이 평택공장 점거 파업을 계속하는 가운데 16일 비해고 직원들의 공장 진입 시도가 잠정적으로 유보되면서 대규모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사측을 비롯한 비해고 직원들은 진입을 계속 시도하겠다고 밝혀 노노 간 충돌 등 진통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측은 이날 오전11시30분에 “공장 내부에 외부 세력이 많이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 정상 진입을 할 수 없다”면서 공장 진입 유보 입장을 밝히면서 공장 안으로 진입하려던 4,000여명의 비해고 직원과 조합원들 간의 대치는 2시간30분 만에 끝났다.
생산직 직원 1,500여명이 정문 앞에 집결하는 등 이들은 3개조로 나눠 공장 밖에 집결,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점거 중인 공장 안 진입을 시도하려고 했다. 이 때문에 공장 안팎에서는 조업 재개를 촉구하는 조합원들과 해고자 측의 가족대책위 소속 20여명이 경찰 병력 7개 중대를 사이에 두고 대치해 작은 몸싸움이 일었다.
일부 대책위 회원들은 파업 철회를 외치는 사측 직원들에게 항의하며 멱살을 잡는 등 승강이를 벌였고 일부는 선두행렬 방송차량 앞에 드러누워 행렬을 막아 보려 애쓰기도 했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비해고 노조원들은 “남은 4,500명 직원들과 협력업체 20만 가족들의 생계가 걸려 있다”며 옥쇄파업을 중단하고 회사 정상화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파업 중단, 조업 재개를 외치는 한 생산직 직원은 “가슴은 아프지만 이렇게 가다가는 모두 죽는다”면서 “그래도 공장 가동을 재개해야 산 사람이 살지 않겠냐”고 심정을 털어놓았다.
반면 이들과 대치한 가족대책위 소속 20여명의 여성들은 인간 방패막을 만들어 “공장에 진입하려면 우리를 밟고 가라”며 비해고 노조원들의 진입을 몸으로 막으려고 시도했다. 이정아 가족대책위 대표는 눈물을 참지 못하며 “사측이 주장하는 정상화는 누구를 위한 정상화인가”라고 성토했다.
쇠파이프와 헬멧 등으로 무장한 공장 내 900여명의 노조원들은 공장 진입에 대비, 정문에 컨테이너박스 4개로 2층 바리케이드를 설치했고 작업용 선반으로 철조망보다 높은 장벽을 쌓아 요새를 방불케 했다.
후문에서는 컨테이너 박스 두개가 차단막으로 설치된 가운데 비해고 직원 500명이 1톤 트럭에 합판과 갈고리가 달린 밧줄을 싣고 와 한때 공장 진입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공장 내 해고 노조원들도 쇠파이프를 두드리고 오물 투척을 준비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들 해고 노조원은 “당신들은 살인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라고 외치며 정리해고 철퇴 입장에서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날 공장 진입 시도가 무산되면서 우려했던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사측 및 비해고자 조합원들이 해고 직원들이 점거를 풀고 공장 문을 열 때까지 진입을 시도하겠다고 밝혀 이 같은 대치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다.
곽상철 전무는 “폭력을 이용한 강제 진입을 절대 없을 것”이라며 “종업원들의 진심이 전달될 때까지 이 곳에 모이겠다”고 밝혔다.
쌍용차 노조는 지난달 21일 정리 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갔고 22일부터 평택 본사 정문을 봉쇄한 채 공장 점거 농성을 벌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