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당권주자에게 듣는다] ③ 박지원 후보

"최경환 상대할 경제전문가 영입"
전당대회 룰 맘에 안든다고 투표 전날 변경 있을 수 없어
복지, 시작하면 후퇴 어려워… 법인세 올려 재원 마련해야

/=연합뉴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후보는 5일 전당대회 룰 변경에 대한 입장을 묻자 수첩을 꺼내들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월2일 원안대로 한다고 결정했다는 것을 오후5시27분 기자들에게 브리핑했습니다. '지지후보 없음'을 여론조사에 포함시키기로 이렇게 결정된 것인데 2월2일 (ARS) 투표 하루 전날 바꾼다는 것을 누가 납득하겠습니까? 몰랐다면 무능한 것입니다. 잘못된 악법이라도 선거 전날에 고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문재인 후보 측이 '지지후보 없음'을 유효 득표율에 반영하지 말자고 하자 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인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박 후보는 문 후보의 선거운동에 대한 불만을 계속 제기했다. 그는 "투표 하루 전에 룰을 바꿔버리면 국민에게 지지를 호소할 수 있느냐. 당 대권 후보가 유명 앵커 영상을 짜집기해 선거에 활용하는 동영상을 배포하면 국민이 우리를 믿겠느냐"며 문 후보의 짜집기 동영상을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런 것을 개혁하기 위해 끝까지 경선에 임하기로 했고 그 기적과 변화가 박지원을 통해서 일어나야 한다"면서 "지난 10년간 외국 한번 안 나가면서 의정활동·정치활동 한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의 경제정책과 관련해 "(경험이 풍부한) 김진표·이용섭 전 의원 등이 원외에 있다 보니 최경환노믹스에 대해 체계적인 대응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당 대표가 되면 경제 관련 전문가들을 과감하게 영입해 수권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손학규 대표 시절 이헌재 부총리를 비례대표 1번으로 영입하자고 제안했다. 국내 시장과 세계 언론이 민주당을 다르게 볼 것이라고 설득했다"며 "또 우리의 정체성이 남북 관계에 있는 만큼 정세현 통일부 장관도 비례대표로 모시자고 제안했었다. 국민들이 새정치연합이 집권하면 저런 인사를 하겠구나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복지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부자 1%에게 증세해 서민을 살리겠다고 하니 엄청난 지지를 받았다. 이명박 정부 때 삭감한 법인세 등을 환원한다면 복지에 충분히 재정집행을 할 수 있다"면서 "복지는 한번 시작하면 후퇴할 수 없다, 고령화 시대에는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시대는 지났고 국가가 효도해야 한다. 저출산 시대에 국가가 아이를 키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복지예산이 가장 적다고 한다"며 "복지는 당연히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였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특히 당권·대권 분리 주장을 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나는 정권교체가 되면 홀연히 떠나겠다고 했다. 그런데 당권을 잡고 대권을 목표로 한다면 다른 대선 후보에게 협력할 수 있겠느냐"면서 "문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박근혜 대통령과 이완구 총리, 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와 상대해 싸우고 협상을 잘 이끌 수 있겠느냐"고 평가했다. 특히 "자칫 유 원내대표에게 모든 이슈를 다 선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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