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균(오른쪽) 의원과 정대철(왼쪽 두번째) 고문 등 대통합민주신당 중진들이 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당내 경선 파행 수습과 흥행 문제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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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파행을 겪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이 당 지도부의 중재안대로 오는 14일 서울과 경기ㆍ대전 등 8개 지역의 경선을 한꺼번에 치를 전망이다.
정동영 후보는 경선중단 나흘째인 5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당 지도부가 제안한 일괄 경선 방안에 대해 “당의 결정을 대승적 차원에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선 판이 깨져서는 안 된다는 대의와 원칙을 무너뜨릴 수 없다는 원칙 사이에서 많이 고민했지만 당을 위해 다시 한번 저를 버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1위 후보의 양보와 여유를 보이면서 ‘대세론’을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당 중진들도 이날 오전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회동을 갖고 “당 지도부 노력에 대해 후보들이 적극 호응해야 한다. 오는 15일까지 꼭 후보가 선출돼야 한다”면서 경선 정상화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해찬ㆍ손학규 후보 측도 한층 누그러진 태도를 보여 경선 복귀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관측된다. 정 후보가 당 지도부의 결정을 수용한 상황에서 두 후보가 경선을 계속 거부할 명분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110만명에 달하는 선거인단에 대한 전수조사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당 경선위의 발표를 반박하기 어려운 측면도 작용했다.
이 후보 측 윤호중 전략기획본부장은 “문제의 소지가 있는 선거인단에 대해 직접 전화를 걸어 본인 의사를 확인한다는 취지라면 당 경선위로서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손 후보 측 우상호 대변인도 “물리적으로 전수조사가 불가능하다는 점은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당은 전북ㆍ대전ㆍ충남ㆍ인천ㆍ경기ㆍ대구ㆍ경북ㆍ서울 등 남은 8개 지역 순회경선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14일 하루 이들 지역에서 동시 투표를 실시한 뒤 15일 개표를 통해 당의 대선 후보를 최종 확정할 전망이다.
신당은 또 지난 4일 오후6시 현재 11만5,000여명이 접수한 휴대전화 투표는 오는 14일까지 네 차례로 나눠 실시하고 여론조사 투표는 다음주 중에 실시하기로 했다.
합동연설회 등 경선일정은 오는 8일부터 정상화할 예정이다. 하지만 세 후보는 이날도 상대후보 측 선거부정 사례를 거론하며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 파행의 불씨가 가시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