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광공업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로 31개월 만에 감소했다. 전월 대비로는 넉 달 만에 늘었지만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한국 산업현장의 불안은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경기동행지수의 하락 흐름은 이어졌지만 선행지수는 두 달째 상승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광공업생산은 작년 같은 달보다 2.0% 줄었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 6월(-0.6%) 이후 첫 감소다. 전월보다는 3.3% 늘어 작년 10~12월 석 달간 감소했던 부진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3개월 내리막을 탄 기저효과가 있어 지난달의 증가 전환을 긍정적 신호로 여기긴 어려워 보인다.
작년 동월 대비 감소는 자동차(-6.9%), 영상음향통신(-4.8%) 등 주력상품군의 부진에 따른 것이다. 반도체ㆍ부품(8.3%)과 석유정제(6.2%)는 괜찮은 편이다.
출하를 보면 내수용은 작년 같은 달보다 4.5% 줄고 수출용은 0.3% 증가에 그쳤다. 내수와 수출의 동반 침체가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고는 전월보다 2.7% 줄었으나 작년 1월보다는 20.9% 늘었다. 제조업 재고율은 108.2%로 전월보다 6.7%포인트 떨어졌다. 기업들이 재고를 감당하지 못해 재고 조정에 들어갔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80.6%로 전월보다 3.6%포인트 상승하며 80%대에 복귀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부동산ㆍ임대업의 부진으로 작년 1월보다는 0.9%, 전월보다는 1.1% 증가에 그쳤다.
소비지표인 소매액은 전월보다 0.8%, 작년 1월보다 0.9% 증가했다. 작년 동월 대비로는 차량연료,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2%)와 컴퓨터 등 내구재(1.9%)가 늘었지만 승용차는 13.8%나 감소해 석 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16.1%, 작년 1월보다 7.8% 늘었다. 국내 기계 수주는 작년 같은 달보다 2.6% 줄었다. 건설기성은 건축과 토목공사 실적 저조로 전월보다 12.6%, 작년 1월보다 6.4% 각각 감소했다. 그러나 건설수주는 주택ㆍ발전 발주 증가로 작년 1월보다 42.8% 늘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9~11월 석 달간 하락한 데 이어 12월에는 변화가 없었다. 지난달에는 다시 0.1포인트 떨어졌다. 경기국면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올라 두 달째 상승했다.
통계청은 이날 선행지수와 동행지수의 구성항목을 각각 9개와 7개로 1개씩 줄이고 지표 구성을 바꾼 경기종합지수 개편을 단행했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