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병 후송 걱정 끝… 하늘을 나는 앰뷸런스

첨단 무인비행시스템 탑재, 프로펠러 내장형 구조로 어디든 착륙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치열한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는 전투 현장. 적의 빗발치는 총격 세례에 어깨를 관통당한 몇 명의 병사가 신음소리를 내며 쓰러져 있다. 이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즉각 후방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아군 기지까지 가는 모든 도로는 적군에게 막혀있고, 적의 휴대용로켓발사기(RPG) 때문에 헬리콥터를 이용하기도 불가능하다. 부상병의 입장에서 보면 일말의 희망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조만간 적들에게 겹겹이 둘러싸인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상황에서도 부상병들을 안전하게 후송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스라엘의 항공업체 어번 에어로노틱스(Urban Aeronautics)사가 전투현장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앰뷸런스인 ‘뮬(Mule)’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외향을 갖고 있는 뮬은 비행기와 헬리콥터의 장점만을 채용, 급박한 상황에서 신속·안전하게 부상자를 후송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신개념의 무인항공기(UAV)다. 전장에 갇혀있는 병사들이 무선통신으로 자신의 GPS 좌표를 송신하기만 하면 불과 몇 분 이내에 모습을 드러낸다. 뮬은 기존의 헬리콥터와 달리 프로펠러가 외부로 노출돼 있지 않은 덕트 팬(duct fan) 구조로 설계됐다. 최고시속 161km로 전투형 헬기에 비해서는 느린 편이지만 전장 5.2m, 전폭 2.1m, 전고 1.8m의 작은 몸체를 갖고 있어 건물 옥상은 물론 좁은 지붕위에도 착륙할 수 있다. 특히 뮬은 부상병을 싣고 이륙한 즉시 스피커를 통해 무선으로 군의관의 음성을 전송, 부상당한 병사들이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해주기도 한다. 뮬이 지닌 장점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덕트 팬의 상단(입구)과 하단(출구)부에 장착된 방향제어 장치. 추력 방향제어(TVC) 시스템의 일종인 이 장치는 대부분의 헬리콥터들이 프로펠러의 각도를 조정해 방향을 바꾸는 것과 달리 덕트 팬의 회전에 의해 발생한 바람으로 방향을 조정한다. 수직 상승할 때는 바람을 아래로 내뿜고, 전진할 때는 뒤로 내뿜는 방식. 이를 통해 전후, 좌우, 상하의 6개 방향으로 완벽하게 이동할 수 있다. 또한 뮬은 UAV의 견고함과 부상병을 적들의 총탄에서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강력함을 구현했다. 신개념의 고강도 복합소재를 채용, 중량을 1톤 수준으로 줄이면서도 강력한 내구성을 확보한 것. 여기에 첨단 무인비행시스템까지 탑재해 효용성을 극대화 했다. 탁월한 성능과 넓은 활용성에 비해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어번 에어로노틱스가 책정한 뮬의 대당 가격은 150만 달러(15억원) 선으로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군 당국과 민간기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라피 요엘리 사장은 “뮬은 기존 헬리콥터의 접근이 어려웠던 밀림, 도심 한복판, 치열한 전투지역 등에서 자유로운 비행이 가능하다”며 “오는 2009년 프로토타입 모델의 첫 번째 비행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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