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So Hot!] Y염색체, 인간 염색체 중 진화속도 가장 빨라

남성을 남성으로 만드는 Y 염색체는 인간의 다른 유전 암호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는 연구가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됐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데이비드 페이지 교수가 이끄는 화이트헤드 연구소 과학자들은 사람과 침팬지의 Y 염색체를 비교할 때 약 30%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사람과 침팬지의 다른 유전 암호 차이가 2%인데 비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진화가 일어났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람과 침팬지의 Y 염색체는 전체 영역이 극적으로 다를 뿐 아니라 침팬지에는 전혀 없는 유전자가 사람의 Y 염색체에 나타나기까지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런 변화는 진화의 관점에서 보자면 비교적 짧은 시간인 지난 600만년 사이에 일어난 것이라면서 "Y염색체는 인간 염색체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마치 끊임없이 재건축되는 집처럼 유전자 재구축 작업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러나 Y 염색체의 진화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사실이 남성 자체의 진화가 앞섰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단서를 달았다. Y 염색체는 다른 염색체에 비해 적은 수의 유전자가 들어 있어 일부 학자들은 최근까지도 5만년 안에 Y 염색체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을 내놓기까지 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