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설비투자 쌍끌이 호조

지난달, 승용차등 내구재 소비는 여전히 부진
전문가들 "환율등 복병 많아 경기회복 판단 일러"



지난 4월 산업생산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6.7% 증가하고 설비투자도 동반 상승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게 됐다. 그러나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중요 지표인 소비가 여전히 주춤거리고 있고 미국 경기와 환율, 유가 등 대외 부문에 복병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경기의 상승세 전환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생산ㆍ투자 호조=통계청은 4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전년 동월에 비해 6.7%, 지난달에 비해 3.1% 각각 늘어났다고 30일 밝혔다. 조업일수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4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5.4%로 3월(4.3%)에 비해 높았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제조업 전체 생산은 6.8% 증가했으며 반도체 및 부품(14.1%), 자동차(12.8%), 기타운송장비(9.6%) 등은 늘었으나 영상음향통신(-15.2%)은 감소세를 보였다. 아울러 설비투자지수가 135.4로 전년 동월에 비해 15.6% 늘어나며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해 3월의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이에 따라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가 전월보다 0.3%포인트 올라간 5.1%를 기록했으며 현재의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00.6으로 전달에 비해 0.1포인트 상승했다. ◇경기회복 판단은 시기상조=생산과 투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회복은 여전히 안갯속이어서 경제전문가들은 공히 경기회복에 관한 판단은 미뤘다. 소비재 판매액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9% 증가했지만 전월에 비해서는 1.8% 감소했다. 승용차ㆍ가전제품ㆍ컴퓨터 등 내구재 판매도 전년 동월에 비해 15.2% 늘어났지만 전월에 비해서는 4.2% 감소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경기회복을 견인하는 제일 중요한 부분인 소비가 둔화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소비둔화가 4월에 그칠지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인근 통계청 경제통계국장도 “4월 중 소비가 다소 주춤했지만 생산ㆍ출하가 증가세로 반전되고 투자 역시 호조를 보였다”며 “경기회복 기미는 감지되고 있지만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가 짧은 기간 등락을 반복하고 있어 확실한 추이는 상반기가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와 환율, 미국 경기 등 대외 위협요인들도 여전하다. 두바이유 가격은 4월 평균 배럴당 63.98달러로 올라 지난해 평균(61.55달러)을 넘어섰다. 또 엔화 약세 기조가 계속돼 원ㆍ엔 환율이 764~765원대까지 내려가 해외에서 국내 기업이 일본 기업과의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수출전선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신석하 한국개발원(KDI) 연구위원은 “유가와 미국 경제가 여전히 불안하다”며 “5월 수출실적이 경기상승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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