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 중국 '자원 사냥' 갈수록 가속화

엑슨모빌과 LNG 공급계약… 에너지기업 M&A도 급증

세계 광물ㆍ에너지 자원을 선점하려는 중국의 광폭 행보가 갈수록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의 최대 국영 석유 기업인 페트로차이나는 18일 엑슨 모빌로부터 향후 20년간 410억달러의 액화천연가스(LNG)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은 이에 따라 엑슨 모빌이 다국적 에너지 기업인 셰브론 등과 공동 개발을 추진중인 호주 서부의 고든 광구에서 매년 225만톤씩의 LNG를 공급받게 된다. 고든 광구 개발을 적극 후원하고 있는 호주 정부는 이번 계약과 관련, 중국과 호주간 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 거래가 성사됐다고 밝혔다. 중국 페트로차이나는 이번 계약 체결로 대규모 LNG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됨에 따라 랴오닝성과 허베이성의 다롄시와 탕샨에서 추진중인 LNG 터미널 개발 사업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중국은 또 저공해 청정 에너지인 LNG 공급선 확보를 계기로 환경 오염도가 높은 원유, 석탄 등 기존 에너지 자원의 의존도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중국은 이에 앞서 지난 17일 주요 주주로 있는 호주 3대 철광석 업체인 포테스큐 메탈스 그룹에 60억달러를 지원함으로써 호주 철광산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아시아 최대기업이자 중국 2위 규모 정유업체인 시노펙이 이라크와 나이지리아 등에 광산을 갖고 있는 스위스의 석유ㆍ가스회사인 아닥스사를 중국 기업의 인수합병 역사상 최대 규모인 73억달러에 인수했다. 아닥스는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원유 시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라크 쿠르드 지역의 원유 탐사권도 갖고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중국의 세계 에너지 기업 및 광산 개발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전 세계 인수합병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7년 0.7%에서 지난해 1.6%로 늘었고 올해 1분기에는 4.0%까지 올랐다. 특히 중국의 인수합병은 에너지 기업에 집중돼 올 1분기 거래 건수 기준으로는 54.5%, 거래 액수 기준으로는 98.8%가 에너지 관련 기업이었다. 중국 정부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세계 주요 에너지 및 광산을 저가에 매입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보고 2조달러가 넘는 외환 보유액을 바탕으로 전방위적인 원자재 사냥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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