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문제에 미국은 어떤 입장인가

한ㆍ일 양국 사이에 독도 문제로 인한 갈등이심화될 경우 미국은 과연 중립을 지킬 수 있을까. 미국은 표면적으로 독도 문제에 대해서는 불개입 원칙을 견지하고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미 중앙정보국(CIA)이 독도를 `리앙쿠르 록스(Liancourt Rocks)'로 표기하는 등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편드는 듯한 국가정보보고서(2002∼2005년)를펴낸 사실이 최근 확인되면서 독도 문제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다시 관심을 모으고있다. 미 텍사스대 온라인 도서관 세계지도 역시 독도를 리앙쿠르 록스로 표기하고있어 일본측의 주장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일본이 제2차 대전 전승국들과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영국측 초안에는 독도가 포함돼 있었지만 미국과 절충을 거치면서 독도가 누락된 것은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은 1951년 7월 19일 독도가 누락된 강화조약 초안에 대해 양유찬 주미 대사를 통해 공문을 보내 독도를 명시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미국은 같은해 8월 10일자로딘 러스크 당시 극동담당 미국무부 차관보를 통해 공문을 보내 독도가 일본의 영토라는 이유로 한국의 요구를 거절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떠나 미국 역시 자국이 겪고 있는 도서분쟁 사례를 감안할경우 독도 문제와 관련, 한국 입장을 쉽사리 지지하기 힘든 속사정이 있다는 분석도나오고 있다. 미국은 1967년 영국에서 넘겨받은 디에고 가르시아(Diego Garcia)섬을 놓고 모리셔스와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으며 자메이카 해협에 위치한 나바사(Navassa)섬을19세기 일방적으로 점유하고 제2차대전 중 등대를 설치, 자국의 관할로 편입시키면서 아이티와 분쟁을 빚고 있다. 특히 캐나다와 마키아스 실(Machias Seal)섬을 둘러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미국이 독도 등대 설치 및 경비대 주둔 등을 근거로 한 한국의 실효적 점유를 쉽사리 인정할 수 없는 속사정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군사문제전문가 배진수(47) 박사는 16일 "이 섬은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지대 해안에 위치하고 있어 양국이 모두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며 "캐나다는 1832년 이후이 섬에 등대를 설치하고 경비대가 순찰 활동을 벌이면서 실효적 점유 상태에 있음에도 미국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1984년부터 이의를 제기하고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이 이미 한국에서 실효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독도를 상대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미국 역시 유사한 방법으로 마키아스 실 섬을 분쟁지역으로 만들어 영유권을 차지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한ㆍ일 양국이 독도를 놓고 군사적 충돌 국면으로 치달을경우 미국은 어떤 입장을 취할까. 미국이 중립을 지킨다면 독도를 둘러싼 전쟁 가능성은 일단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ㆍ일 양국이 독도 영유권을 놓고 무력 충돌이 발생하는 전시에는 한국은 주한미군 사령관의 지휘를 받아야 하고 일본 역시 미국과 체결한 안보조약과 무력포기를규정한 헌법 제9조의 제약으로 독자적인 군사작전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은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표기로는 釣魚台 군도)에 대해서는 미ㆍ일 안보조약에 따라 공동방위 대상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독도는 제외돼야 한다면서 독자적 무력사용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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