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지역 CEO

'경영인 마인드' 살림꾼을 뽑자 지방재정 자립도 갈수록 악화… "재정 탄탄해야 자치실현 가능" "지방자치단체에도 경영인 마인드를 불어넣자" 풀뿌리 민주주의의 상징인 지방자치제도가 민선 2기를 거치면서 민선 3기 자치단체장부터는 경영마인드를 가진 인물이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폭넓게 형성되고 있다. 경영마인드를 가진 인물이란 단순히 기업인 출신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자질과 능력으로 무장해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자치단체를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자치단체장에게는 정치가인 동시에 행정가이면서 경영인 역할도 해내야 하는 8방미인을 필요로 한다. 단체장은 정치가로서 중앙정부ㆍ국회와의 관계를 원활하게 유지하고 지방의회와의 갈등도 해결하면서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 >>관련기사▶ 서울------------ ▶ 인천------------ ▶ 경기------------ 행정가로서는 행정집행 능력과 관료적 자질을 가지고 지자체 내부의 철저한 행정개혁을 추진, 행정의 능률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임무도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가ㆍ행정가 자질은 단체장의 고유한 역할에 비춰보면 기본에 속한다. 단체장은 이제 정치가ㆍ행정가 역할에 더해 경영인으로서의 능력까지 보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살림이 탄탄해야 진정한 자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지방재정은 외환위기, 방만한 운영 등으로 95년 민선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계속 악화돼 좌초위기에 처해 있다. 재정수입의 자체 충당능력을 나타내는 세입지표인 재정자립도는 올해 전국평균 54.6%로 지난 92년 69.6%, 95년 63.5%, 99년 59.6%, 지난해 57.6%로 계속 낮아져왔다. 자립도는 대도시일수록 높아 서울특별시의 경우 94.9%이며 광역시 69.6%, 시 49.6%, 도 35.2%다. 특히 자립도가 9.2%에 불과한 기초단체도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자치단체 전체 부채는 17조7,696억원에 달하고 주민 1인당 채무액이 100만원을 넘는 자치단체도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낙후된 지역경제 실상이 반영되고 있다. 올해 초 한국개발연구원(KDI)가 재정경제부의 용역을 받아 전국 16개 시ㆍ도에 살고 있는 20대 이상 1,625명을 상대로 전화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민의 74%가 지역경제가 3년 전과 비교해 낙후됐거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영마인드를 가진 지역일꾼이 이제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실제로 경제인 출신 광역단체장들은 그동안 관할지역에 활발한 외자유치 등을 통해 지역경제를 눈부시게 발전시켜 지역주민들로부터 신망을 얻어왔다. 특히 일부 단체장들은 외국인전용단지를 조성하면서 수시로 투자유치사절단을 파견하는 등 외자유치에 정력을 쏟아왔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 김혁규 경남지사다. 김 지사는 외국인투자유치를 위해 지난 98년 기업유치팀을 신설, 활발한 활동을 펼쳐 사천 진사공당 등 여러 곳에 공장을 만들어 외국자본을 들여왔다. 외국합작기업인 한국경남태양유전을 비롯한 외국 대기업 8개사로부터 5억8,300만달러를 유치한 가시적 성과를 거뒀으며 올해에도 진사 외국인기업전용단지 확대지정, 외국인 생활개선을 위한 외국인학교ㆍ외국인전용마을 등 조성 등을 통해 7억달러의 외자를 끌어들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 지사는 지난 4월 서울에서 대규모 투자환경설명회를 열어 36건 6,770억원의 투자유치의향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4ㆍ13 지방선거에서 경제인 출신 인사들이 대거 후보로 출마했다. 광역단체장의 경우 민주당에서는 진념(전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 경기지사 후보, 강현욱(전 농림부 장관), 박태영(전 산업자원부 장관), 한이헌(전 대통령 경제수석) 부산시장 후보, 박상은(전 대한제당 부회장) 인천시장 후보 등이 경제인 출신이다. 한나라당 경제인출신 후보는 이명박(전 현대건설 회장) 서울시장 후보, 안상수(전 동양그룹 사장) 인천시장 후보, 김혁규(전 미 뉴욕경제인협회장) 경남지사 후보 등이다. 자민련에선 구천서(전 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충북지사 후보, 무소속으론 송하성(전 공정거래위원회 심판관리관) 전남지사 후보 등도 경제인 출신으로 분류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제인 출신을 포함해 경영인 마인드를 가진 광역단체장을 얼마나 배출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특별취재팀> ▲ 서울 양정록 정치부 차장(팀장) 안의식 구동본 김홍길 이상훈기자(이상 정치부최석영 한영일 기자 (사회1부) ▲ 수도권 김진호 김인완 장세희기자 ▲ 중부권 박희윤 기자 ▲ 영남권 유종철 황상욱 김태일 김광수기자 ▲ 호남·제주권 정재환 기자 (이상 사회2부) ▲ 사진부 신재호 김동호 이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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