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시범지구 어디가 될까?

왕십리·한남·아현동, 주거여건 좋은 뉴타운·유턴프로젝트 예정지 유망

‘강북의 시범지구 어느 곳일까?’ 정부가 8ㆍ31대책의 후속으로 지난 30일 발표한 내용 중 서울 강북의 시범단지가 어느 곳이 될 지에 대해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강남ㆍ북 균형발전을 목표로 적극 추진해온 뉴타운 지역이나 유턴(U-turn)프로젝트 개발 예정지가 시범지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본적으로 강남의 수요를 흡수할 수 있어야 하고, 주거환경이나 교통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강북에서 그밖의 지역에서 시범지구를 찾기는 힘들다고 보기 때문이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2ㆍ3차 뉴타운 중 사업진행이 빠르고 나름대로 상징성을 가질 수 있는 지역이 시범지구가 될 것”이라며 “왕십리가 유망하고 한남동과 아현동도 기대할 만하다”고 내다봤다. 함 팀장은 “왕십리는 청계천 개발 효과를 나눠가질 수 있으며 도심의 성격이 강하지만 주거환경이나 교통 여건이 열악한 지역”이라며 “이런 부분을 개선한다면 정부가 생각하는 시범지구로서의 상징성이 충족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도 같은 이유로 한남동을 가장 먼저 손꼽았다. 그는 “한남동은 지나치게 비싸지 않으면서도 조망권이 탁월한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강북권의 중심노선축에 있는 돈암동, 정릉동이 교육시설도 풍부하고, 사람을 끌어모으는 유인효과가 높아 관심이 간다고 덧붙였다. 최근 발표된 서울시의 유턴프로젝트의 중심지인 뚝섬지구와 용산가족공원 일대도 시범지구로 유력하게 꼽힐 수 있는 지역이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강북을 개발하더라도 강남 수요를 분산하려면 강남 거주자들의 입맛을 당길 수 있는 곳이 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뚝섬지구주상복합의 평당 분양가가 4,000만원 이상으로 예상돼 논란이 있지만 강남권의 관심이 높은 지역으로 시범지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들 지역은 기존 뉴타운과 달리 기본적인 주거환경이 잘 갖춰져 있고, 주변지역 개발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함 팀장은 “한남동은 부촌으로의 이미지가 강하다”며 “인근 단대부지가 개발될 경우 강북의 중심지로 떠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 대표는 “용산 일대도 녹지규모가 풍부하고 최근 주거지역으로의 인기가 높을 뿐만 아니라 사후 개발 여력도 많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