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대학병원이 단순한 수술 건수나 환자 수보다는 연구능력으로 평가 받아야 할 때가 됐습니다."
김린(사진)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복지부로부터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복지부 지정 연구중심병원에는 전국의 내로라하는 병원 24곳이 신청해 이 중 10개만 최종 선정됐다. 이 중 고려대의료원은 산하 안암병원과 구로병원 2곳이 동시에 선정됐다. 산하병원 2곳이 동시에 선정된 곳은 고려대의료원이 유일하다. 이른바 빅5 병원에 들지 않는 고려대의료원이 큰일을 낸 것이다. 김 원장은 2005년 당시 의료원의 기획조정실장을 맡으며 '의과학연구지원센터'를 만들어 지금의 연구중심병원 선정에 큰 역할을 한 주역으로 평가 받고 있다.
연구중심병원이 되면 보건의료 연구개발비용을 인건비로 쓸 수 있게 되고 세액공제나 법인세ㆍ지방세 감면의 혜택도 주어진다.
김 원장은 "안암병원은 앞으로 유전체 연구와 정보기술(IT) 융합연구, 줄기세포 연구를 통한 맞춤의료 분야에, 구로병원은 의료기기 연구, 백신 연구, 재생의학 연구, 암 치료제 연구 등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며 "연구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변의 관련 연구기관이 연구에 공동참여하는 형태의 메디컬 클러스터를 각기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암병원의 경우 고려대 의대와 이공대ㆍ생명과학대ㆍ보건과학대ㆍ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이 메디컬 클러스터에 속해 있다. 구로병원은 주변의 구로디지털의료기기단지를 비롯해 고려대 생활의공학과ㆍ방사선학과ㆍ치기공학과ㆍ식품영양학과ㆍ물리치료학과ㆍ환경보건학과 등을 클러스터에 포함시켰다.
김 원장은 "각각의 메디컬 클러스터를 통해 개방형 중개 연구, 산학연 공동연구에 주력함으로써 많은 투자 없이도 효과적인 연구 결과가 도출되고 이게 다시 산업화와 연구개발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의료원은 현재 7~8%대인 매출 대비 연구비 비율을 2015년까지 1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 원장은 "장기적인 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안암ㆍ구로병원 동시 선정이라는 쾌거로 나타나 매우 기쁘다"며 "대한민국 최고의 연구중심병원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물론 이를 계기로 산업화를 통한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